"평화 협상 vs 정의로운 전쟁"… 둘로 나뉜 유럽, 러시아 대응 어떻게?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는 협상을 시작하자는 '평화파' 국가
영국, 폴란드, 발트해 연안 국가들은 전쟁을 이어가자는 '정의파' 입장
젤렌스키, "최소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기 이전 상태로 되돌려야"
우크라이나 국민 82%, "영토 포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어"
[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 국면으로 흘러가면서 러시아 대응 방식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입장도 갈라지기 시작했다. 전쟁을 끝내고 협상을 시작하자는 '평화 협상'과 러시아에 대항해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이른바 '정의로운 전쟁'으로 입장이 나뉘었다.
불가리아 싱크탱크 자유주의전략연구소(CLS)의 이반 크라스테프 연구소장은 지난달 26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서 "서방은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뉘고 있다"며 "전투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는 '평화파'와 러시아는 침략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정의파'로 갈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휴전을 요구하는 독일, 미래 평화 협정을 제시하는 프랑스, 정치적 합의를 위해 4단계 로드맵을 제안하는 이탈리아는 대표적인 평화파 국가들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3자 전화 회담에서 즉각적인 휴전과 러시아군의 철수를 요구했다고 28일(이하 지난달 현지시각) AP통신이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면서 모스크바와 키이우 간의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푸틴 대통령에게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도 휴전 이후의 구체적인 단계별 프로세스가 담긴 4단계 로드맵을 만들어 제시했다고 23일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등이 보도했다. 서방 국가 중 구체적인 평화 협상안을 제시한 것은 이탈리아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세계 식량위기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26일 러시아 크렘린궁은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로만 부사르긴 사라토프주 지사 대행을 화상으로 면담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평화파와 달리 영국, 폴란드, 발트해 연안 국가들은 전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정의파 입장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군사적 지원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28일 영국 총리실이 밝혔다. 존슨 총리는 SNS를 통해 "영국은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방어할 수 있도록 계속 장비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외신에 따르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의회 연설을 했다. 두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오직 우크라이나가 결정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영토의 1㎝라도 러시아에 내어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발트 3국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25일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의 정상 회담에서 "지금 휴전과 평화를 요구하는 것은 섣부른 행동"이라며 "우리는 나쁜 평화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평화 협상보다는 정의로운 전쟁을 선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9일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영토 전체를 회복할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2월24일 이전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크림반도나 돈바스를 러시아에 줄 준비가 돼 있지 않고 결코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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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생각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가 지난 13~18일 우크라이나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82%가 '영토 포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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