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언론단체, 4.19 이전 특정 여론조사 결과만 적용… 적법성 시비
주최 측, "법정 토론 아닌 협회 차원, 강 후보 지지율 5% 안 넘어"
강용석, "특정 후보에 기회 쏠리는 불공정 토론, 평균 지지율 5% 넘어"

무소속 강용석 경기도지사 후보가 6일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진 오른쪽은 차명진 전 국회의원) [강용석 후보 선거 캠프]

무소속 강용석 경기도지사 후보가 6일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진 오른쪽은 차명진 전 국회의원) [강용석 후보 선거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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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무소속 강용석 경기도지사 후보의 지역 언론 단체 주관 후보자 초청 토론회 참가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후보자 초청 선정 기준 유사 판례들이 주목된다.


해당 판례들에는 후보자 초청 기준이 언론 기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하더라도, 기회균등을 보장하고 공정한 선거가 이뤄지도록 '공직선거법'을 따라야 한다는 취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 주최 측은 "법정 토론이 아닌 협회 차원이고, 강용석 후보 지지율이 5%가 넘지 않았다"며 토론회 초청 제외 이유를 밝혔다.


이에 강 후보는 "특정 후보에 기회가 쏠리는 불공정한 토론이고, 여러 여론조사 결과 평균 지지율이 5%를 넘었다"며 소송으로 맞서고 있다.

강 후보는 "후보자의 공직선거권이나 국민의 알권리 등 기본권 침해를 미리 방지해야 한다"며 6일 수원지방법원을 찾아 케이블TV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강 후보는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공직선거법상 여론조사 결과의 평균 지지율이 5% 넘는 후보는 토론회 초청 대상"이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저에 대한 지지율이 5%가 넘었지만, 토론회에 초청받지 못해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최 측이 아무런 기준 없이 거대 정당 소속 양대 후보자 두 사람만 초청한 것은 정당성을 쉽사리 수긍하기 어려워 재량의 한계를 일탈했다"며 "동시에 출마자의 공무 담임권 및 국민의 알권리를 사실상 유명무실케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07년에도 유사한 판례가 있으며(서울남부지방법원 2007.11.30. 2007카합3394 결정), 최근 안철수, 심상정 대선 후보가 신청한 사건에서도 동일한 가처분 결정이 인용된 바 있다"면서 "이 사건 토론회 사안의 심각성과 긴급성을 고려해 오는 9일 오전 10시까지는 심문기일을 열어 조속한 결정을 내려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간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유사 판례들은 공직선거법(제82조, 제82조의2 제4항)에 근거하고 있다. 또한 공직선거관리규칙 제45조도 포함한다.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만 참여하는 양자 TV 토론은 불공정하다"며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은 받아들였다.


당시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직전 선거 당 득표율이나 여론조사, 소속 정당 의원 수를 볼 때 안철수·심상정 후보가 법정 토론 참여 대상에 해당하는 만큼 방송사 임의로 제외하는 건 정당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20대 대선 후보자 양자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판결 내용[YTN 유튜브 화면 캡쳐]

20대 대선 후보자 양자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판결 내용[YTN 유튜브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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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가처분 결정이 인용된 유사 판례는 또 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제17대 대선 당시 "이명박·정동영·이회창 후보 등 유력 주자들만 참여하는 TV토론 개최는 부당하다"는 문국현 후보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2007카합3394 결정)


법원은 "신청인이 입게 될 회복할 수 없는 현저한 손해를 피하고, 방송 토론회의 영향력과 토론회 개최 시점 등에 비춰 볼 때 남은 선거운동 기간 후보자에 대한 지지율에 있어서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는 5월 19일 이전 한 달 전인 4월 19일부터 실시한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이 5%가 넘으면 토론회 초청 대상이 된다.


리얼미터가 4일 발표한 MBN 의뢰로 지난 2~3일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15명을 대상으로 '차기 경기도지사에 투표할 인물'을 묻는 조사에서 강용석 무소속 후보는 5.6%의 지지율로 3위를 기록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각각 47.9%, 38.8%로 집계됐다.


여론조사공정㈜가 3일 발표한 자유일보 의뢰로 지난 2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경기도지사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김은혜 후보 46.8%, 김동연 후보 38.9%, 강용석 후보 9.0%를 기록했다.


피플네트웍스 리서치(PNR)가 인사이드 뉴스 의뢰로 지난달 27일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김은혜 43.9%, 김동연 37%로 오차범위 밖(95% 신뢰수준 ±3.1%포인트) 차이가 났다. 강용석 후보는 7.5% 지지율이 나왔다.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뉴데일리 의뢰로 지난달 23~24일 경기도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김동연 후보 50.2%, 김은혜 후보 34.0%, 강용석 무소속 후보 8.7%로 나타났다.


위 4개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의 평균 지지율은 7.7%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유사 판례 내용 캡처 [서울남부지방법원 2007]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유사 판례 내용 캡처 [서울남부지방법원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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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천경기 기자협회 측은 "이번 토론회는 법정 토론이 아니고 협회사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최근 협회 소속 언론사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5%를 넘지 않아 강 후보는 토론회 초청 기준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협회 소속 경인일보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가 지난달 8∼9일 만 18세 이상 경기도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경기도지사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는 강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3.8%로 집계됐다.


해당 지지율은 5월 19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하기 한 달 전인 4월 19일보다 훨씬 이전에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다.


이 때문에 공직선거법에 후보자 초청 선정 기준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규정 기간을 벗어난 특정 여론조사 결과만 적용한 것에 뒷말이 무성하다.


현재로선 이번 토론회는 오는 9일 오후 2시 SK브로드밴드 수원방송 스튜디오에서 김동연 후보와 김은혜 후보가 토론자로 참여한 가운데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해당 후보자 토론회는 지역 언론단체 주최·주관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신고됐고, 그 결과도 선관위에 보고하게 돼 있다"면서 "공직선거법에 저촉되거나 법적 위반 사항은 처분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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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선관위는 공식 선거 기간이 시작되면 선관위 주최로 공직선거법 82조의 2 제4항에 근거해 초청 후보자를 선정, 두 번의 도지사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기북부=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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