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상정 과정에서 혼선 계속
권성동 "뭔지도 모르고 통과"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박홍근 "입법부 가치 부정" 반발

합의→파기→재협상 실패→법사위 통과→본회의 필리버스터…따라가기도 벅찬 '검수완박' 일주일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박준이 기자, 권현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무리하게 강행하면서 곳곳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무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30일과 다음달 3일 본회의를 열고 검수완박 법안을 최종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국민의힘은 28일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찬성을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찬성을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AD
원본보기 아이콘

절차적 정당성 문제삼아 '검수완박' 최후 방어선 친 국힘 원본보기 아이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안 상정은 원천 무효"라고 반발하면서 절차적 정당성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특히 국회 법사위 소위 및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과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법안 자체가 서로 맞지 않아, 강행 처리에 따른 무리수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을 토대로 만든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사의 직무 중 직접수사가 가능한 범죄의 종류를 부패 및 경제범죄 두 가지로 한정했다. 법 조항 자체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중’으로 규정해 추후 시행령 등을 통한 검찰 수사범위 확대 가능성을 차단했다.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별건 수사 금지 조항도 포함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안이 법사위 소위를 통과 직후 여야 원내대표 협의를 통해 일부 조항을 수정,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으로 바꿨다. ‘중’으로 넣을 경우 수사 범위를 두 개로만 제한해 박 의장의 중재안 취지에 어긋난다는 국민의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후 소집된 안건조정위에선 수정안이 반영되지 않은 민주당 원안이 올라가 가결됐다. 이후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선 안건조정위 법안이 올라가야했지만 여기선 여야가 조율한 법안이 상정돼 통과됐다.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으로 바꾸고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의 경우 해당 사건과 동일한 범죄 사실의 범위 내에 한한다"며 검찰의 별건 수사 금지를 규정한 조항도 삭제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에서도 별건 수사 금지 적용 대상에서 경찰 송치 사건을 제외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조정안이 아니라 멋대로 고친 소위안을 상정했고, 전체회의에선 안건조정위를 통과한 법안이 아니라 여야 간사간 조정된 안건을 상정해 통과시켰다"면서 "자신들이 심사하는 안건이 뭔지도 모르고 마음대로 통과시킨 것"이라고 일갈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내용의 검찰청법 일부개정안을 상정하자 국민의힘 의원들 항의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내용의 검찰청법 일부개정안을 상정하자 국민의힘 의원들 항의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


법사위 소속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위장 탈당해 무소속이 돼 안건조정위에서 야당 몫으로 배치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검수완박 법안을 발의한 의원이 야당 몫으로 포함된 것이 쟁점 법안을 숙의하자는 안건조정위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회기 쪼개기’도 문제다. 국민의힘은 오후 5시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에 나서며 법안 처리 지연에 나섰지만, 민주당이 4월 임시국회 회기를 3차례로 쪼개는 ‘살라미 전략’으로 맞대응하면서 무제한 토론이 이어질 수 있었던 필리버스터는 7시간 만에 종료됐다.

권 원내대표는 "법사위에서 법안처리가 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본회의를 연 것은 국회법 절차 위반"이라며 "소수당이 할 수 있는 합법적 반대 수단인 필리버스터를 했지만 민주당은 회기 쪼개기로 이 모든 것을 무력화했다. 7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찬성 토론으로 그마저 빼앗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이지만 민주당은 ‘반헌법적 시도’라며 강경히 맞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의)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은 삼권분립, 입법부 가치를 부정한 것"이라며 역공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는 느닷없이 헌법상 요건 충족이 안되는 국민투표를 하자고 한다. 수사권을 사수하고자 대통령, 인수위, 검찰이 한 몸이 돼 똘똘 뭉친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주권자에게 약속한 개혁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매듭짓고, 사법부가 아닌 역사와 국민 판단을 달게 받겠다"고 강조했다.

AD

민주당은 오는 30일 본회의를 열고 첫 안건으로 검찰청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후 5월3일 새로 소집되는 임시국회 첫 안건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해 검수완박 법안 통과를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