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걸고 넘어지지 말라" 야권에 날 세워
野 "잊힌다고 될 일 아냐, 역사의 평가에 겸손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10일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탁현민 의전비서관과 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10일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탁현민 의전비서관과 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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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후를 언급하면서 "(문 대통령을)걸고 넘어지면 물어버릴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임기 말을 맞은 현 정부와 새 정부의 미묘한 신경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을 향한 지나친 공세를 견제한 발언으로 보이나 되레 갈등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탁 비서관은 4월 27일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 출연해 문 대통령의 마지막 언론대담 진행 과정과 퇴임 후 계획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 탁 비서관은 먼저 문 대통령의 인터뷰를 두고 국민의힘에서 '내로남불'이라고 혹평한 것과 관련해 "내로남불은 그쪽에서 이미 가져간 걸로 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이 퇴임 후)잊혀지려고 엄청나게 노력하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잊힌다는 게 사라진다거나 잠행을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본인 일상을 소소하게 꾸려가겠다, 그렇게 이해하는 게 정확할 것 같다. 제발 대통령께서 퇴임 후에는 행복하게 남은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퇴임 후에 대통령을 걸고 넘어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걸고 넘어지면 물어버릴 거다. 건드리지만 않으면 물지 않는다"고 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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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비서관은 그동안 문 대통령 관련 논란이나 야권의 공세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명·반박을 내놓았다. 사실상 문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이 논란을 잠재우기보단 되레 야권으로부터 공격 빌미를 제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탁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검토 소식이 알려지자 이를 비판하는 글을 세 차례나 페이스북 올렸다. 당시 탁 비서관은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라며 윤 당선인 측을 겨냥했다.


탁 비서관 발언에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을 내 유감을 표명했고, 일각에선 신구 권력 간 갈등이 표면화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문 대통령은 당시 청와대 직원들에게 윤 당선인의 공약이나 국정 운영 방향과 관련해 '개별 의견'을 언급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탁 비서관의 개인적 발언은 퇴임 후 '잊힌 삶'을 살고 싶다는 문 대통령 뜻과도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30일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 참석해 "자연으로 돌아가 잊힌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야권에선 탁 비서관의 발언이 불필요한 논란거리를 만든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퇴임 후 문 대통령을 경호하는 호위무사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문 대통령은 잊혀진다고 될 일이 아니고 퇴임 후 역사의 평가에 겸손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아니라 탁 비서관이 잊혀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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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통령 비서관으로서 끝까지 충성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직자의 위치인데 개인 의견을 반복적으로 SNS에 올리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며 "충성에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는데 (탁 비서관의 경우)눈에 띄는 경향이 있고, 자기 정치, 개인 마케팅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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