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초 질책받고 2주간 잠적...숙청설 나돌기도
대외강경론파 되살아나...전쟁 확대·장기전 우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면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쇼이구 장관에게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군이 마지막 항전을 벌이고 있는 제철소 아조우스탈(아조프스탈)을 총공격하려는 계획을 취소하고 봉쇄할 것을 지시했다. 크렘린궁 제공. 모스크바(러시아)=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면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쇼이구 장관에게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군이 마지막 항전을 벌이고 있는 제철소 아조우스탈(아조프스탈)을 총공격하려는 계획을 취소하고 봉쇄할 것을 지시했다. 크렘린궁 제공. 모스크바(러시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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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지난달 공식석상에서 2주간 사라지며 숙청설까지 나돌았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주앉아 마리우폴 함락을 공식 보고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최근 우크라이나 돈바스와 남부 일대에서 러시아군이 일부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전 초 잇딴 패전에 대한 책임론에 정치적 위기로 몰렸던 쇼이구 장관의 입지가 다시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달 9일 2차대전 전승기념일을 앞두고 대대적인 승리 선언과 축하 퍼레이드를 계획 중인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 돈바스 전투에서의 성과가 크게 부각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그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의 대외강경파가 계속 득세할 경우, 푸틴 정권이 전쟁을 확대하거나 장기전을 벌일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은 쇼이구 장관이 푸틴 대통령 바로 앞에 앉아 마리우폴 점령 상황을 보고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가 푸틴 대통령과 얼굴을 마주하고 한 테이블에 앉은 사진이 공개된 것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전 개전 이후 처음이다.

개전 초 책임론에...푸틴 얼굴도 못 쳐다보던 쇼이구
지난 2월27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왼쪽에서 두번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의 호출을 받고 크렘린궁 회의실에서 질책받는 모습. 얼굴 확인이 어려울 정도로 먼 거리에 떨어져 앉아있다. 모스크바(러시아)=AP·연합뉴스

지난 2월27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왼쪽에서 두번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의 호출을 받고 크렘린궁 회의실에서 질책받는 모습. 얼굴 확인이 어려울 정도로 먼 거리에 떨어져 앉아있다. 모스크바(러시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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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초기 쇼이구는 러시아군의 잇따른 패전과 졸전 논란에 휩싸이며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영국 BBC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개전 직전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이 일주일 내로 끝날 것이라고 보고했지만, 막상 개전 후 러시아군의 막대한 피해가 보고되면서 푸틴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개전 후 사흘이 지난 27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그를 크렘린궁으로 소환해 러시아군의 패전과 작전실패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당시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에서 쇼이구 장관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과 크렘린궁 회의실 구석에 앉아 멀리 떨어진 푸틴 대통령의 질책을 받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후 쇼이구 장관은 지난달 11일부터 26일까지 2주동안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숙청설이 나돌았다. 우크라이나측에서 쇼이구 장관이 패전 책임으로 3월14일 직위해제됐으며, 병에 걸려 위독하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독살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3월27일, 그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숙청설은 일단 가라앉았다.

마리우폴 함락, 돈바스 공세 선전에 다시 중용...강경파 득세 우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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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이구 장관의 복귀 이후 러시아군은 대대적인 작전 수정에 들어가 공세 목표를 돈바스와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연안도시들로 한정지었다. 이와함께 시리아 내전에 파견돼 무차별 폭격으로 악명이 높았던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남부 군관구 사령관을 침공부대를 총괄 지휘하는 총사령관으로 새로 임명했다.


그의 잠적기간 동안 타결 조짐을 보이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평화협상은 사실상 결렬됐다. 양국은 지난달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5차 평화협상을 가진 이후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문제 등에 대해 이견을 조율하며 합의점을 찾고 있었지만, 러시아의 대대적인 돈바스 공세가 재개되고 부차에서의 민간인 학살 정황이 공개되면서 완전히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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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이구 장관이 다시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그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 내 강경파의 입지가 재차 강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며 그의 집권 이후 러시아 군사개혁을 이끌어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당시에도 크림반도 침공을 주장해온 강경론자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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