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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에서 겨우 벗어난 사람들인데" 영등포 고시원 화재, 안타까운 사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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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고시원 화재‥2명 사망·17명 대피
"나이 많고 지병 있는 사람들…" , "노인들 살았나" 시민들 '안타까움'
소방당국, 방화 여부 조사 중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고시원 방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나는 등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정완 인턴기자 kjw106@asiae.co.kr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고시원 방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나는 등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정완 인턴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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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정완 인턴기자] "노숙자에서 겨우 벗어난 사람들이 살던 곳인데…"


11일 오전 6시30분께 서울 영등포 한 고시원 2층에서 불이 나 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대피하는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고시원 유리창은 산산조각이 났고, 천장 등에 있어야 할 선풍기는 검게 그을린 옷장 위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또한 유리창을 지탱하는 샷시도 휘어지거나 흔들리면서, 언제 밖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또 다른 고시원 방 외벽 역시 검게 그을려 불이 났던 긴박했던 순간을 말해주고 있었다. 외벽에는 어지럽게 전기선들이 엉켜있어, 한 눈에 보기에도 자칫 더 큰 화재로도 이어질뻔한 아찔한 현장이었다.


이날 화재로 인한 사망자들은 각각 50대, 70대 남성으로 고시원 내 복도에서 발견됐다. 2도 화상을 입은 70대 남성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전신 화상을 입은 50대 남성도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그밖에 고시원 입주민 16명이 자력 대피했고, 인근 건물에 있던 70대 여성 1명도 창문을 통해 연기를 흡입했으나 부상자로 분류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은 화재 발생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오전 7시 15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이어 화재 발생 3시간 만인 9시 37분께 완전히 진압했다. 화재 진압엔 인력 145명과 장비 42대가 동원됐다.


화재가 발생한 고시원 앞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인근 시민들은 이 고시원에 취약계층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사진=김정완 인턴기자 kjw106@asiae.co.kr

화재가 발생한 고시원 앞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인근 시민들은 이 고시원에 취약계층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사진=김정완 인턴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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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고시원에 거주하고 있던 사람들이 취약계층 등 생활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시원이 있는 건물에서 식자재 도매업을 하는 우모씨(66)는 "저는 6시55분에 전화받고 여기 왔다. 제가 오니까 막 연기가 솟아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방차가 한 20대는 온 것 같다"면서 "이 고시원이 지병이 있는 사람들,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좀 많이 있다. 노숙자에서 겨우 벗어나가지고 있는 정도의 사람들이 살던 곳이다"라고 덧붙였다.


고시원 인근에 있는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밝힌 유모씨(54) 역시 "한 6시40분에 (화재 현장을) 목격했다. 여기(건설 현장 쉼터) 앉아 있는데 40분쯤에 냄새가 났다"면서 "그때부터 소방차 소리 들렸고 '어디 불 났나' 싶어서 내다 보니까 이제 옆 건물에서 연기가 이제 막 나오기 시작하더라"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과거 이 고시원에서 거주했다고 밝힌 한 남성은 고시원 내 방이 30개 넘게 있어, 빠르게 대피하는 것이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70대 노인도 살고 있는데, 걱정되는 마음에 현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한편 소방은 화재 발생 배경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윤영재 영등포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화재 원인에 관해 "방화인지 실화인지 조사하는 중"이라고 했다. 소방은 경찰 등 유관 기관과 함께 1차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정완 인턴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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