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 강조하지만 99% 불법"
개인정보 조회·위치 추적 등
'이석준 사건' 참사 재발 우려

사설탐정/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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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휴대전화 번호만 있으면 택배 배송받을 때 등록해놓은 주소지들을 모두 추적해서 실제 거주하는 곳을 알 수 있습니다. 불법이지만 의뢰인은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해 드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8일 충북 청주 소재 탐정업체에서 근무하는 A씨는 ‘전 남자친구의 주소지를 파악할 수 있는가’라는 의뢰에 이같이 답했다. 타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는 것은 불법이 아니나 개인정보 조회 및 수집, 위치추적기 설치 등은 모두 불법이다. 합법화된 탐정업을 내걸고 불법임을 알면서도 불법 흥신소와 같은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민간탐정은 각종 민·형사상 사건이나 사고에서 공권력이 놓치는 영역에 대해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개인이나 기업의 정보 및 자료를 수집하거나 사실 확인을 하는 등의 조사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다. 2020년 8월부터 신용정보법 개정 시행으로 ‘탐정’이라는 용어를 영업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시행 2년여를 맞고 있지만 탐정업에 대한 운영 및 관리에 관한 규정에 범죄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불법 흥신소들은 대부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서울 소재 한 탐정업체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돈만 내면 민간조사사 자격증을 딸 수 있다고 말한다"며 "인터넷상에는 검증된 합법적 민간탐정 기업이라고 광고하지만 하는 일 중 99%가 불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불법 흥신소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99%가 불법에 해당된다고 봐야 한다"며 "‘송파 보복살인 사건’ 이후 개인정보를 공유 받기가 더욱 어려워졌으며, 최근에는 불륜 사건 문의만 가끔 오는 정도"라고 말했다.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지기도…"절차·업무 범위에 대한 운영·관리 방안 수립 필요"

송파 사건은 신변보호 중이던 여성의 거주지를 찾아가 피해자 어머니를 보복살해하고 남동생을 중태에 빠지게 한 사건이다.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가해자 이석준(25)은 경찰조사 결과 흥신소업자 윤모씨(38)에게 50만원을 건넨 뒤 피해자의 거주지 주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씨는 2020년부터 약 1년 5개월 동안 총 52회에 걸쳐 취득한 개인정보를 부정한 목적으로 제3자에게 제공하고 총 3회에 걸쳐 개인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위치추적기를 부착했다. 경기도 수원 권선구청 전 공무원 박모씨(41)는 업자들에게 개인정보를 팔아넘겼다. 이들 역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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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탐정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에서는 이미 공인 탐정제를 도입해 사실조사나 신원조사, 실종자 탐색, 보험과 신용조사 등을 하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합법적 범위 내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탐정 자격증을 따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절차와 업무 범위에 대한 운영 및 관리 방안이 수립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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