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부' 표방 尹 공언에…공시생들 '한숨'
'작은 정부' 내세운 尹 "민간주도 일자리 확대하겠다"
정부 슬림화 예고…'공무원 감축' 신호에 공시생들 '불안'
"공백기 있는데…정권 바뀔 때마다 혼란스러워"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공무원 준비기간 동안 생긴 공백기가 2년인데…민간기업 갈 수 있을까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작은 정부'를 표방하면서 정부 조직 구조조정을 예고하자 그간 공무원·공기업을 준비했던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무원과 부처 수를 줄이는 일종의 슬림화를 통해 효율 극대화를 예고하면서 공무원 수 감축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여기에 윤 당선인이 '민간 일자리 확대'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일자리 정책 변화가 확실시 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분 일자리' 확대 기조에 맞춰 취업을 준비해왔던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제대로 시험 준비를 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2년동안 식품 위생직 9급 공무원을 준비 중인 공시생 이모씨(25)는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일할 수 있는 직무로 공무험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도 문제를 거의 다 맞아야 합격권에 들 정도로 경쟁률이 만만치 않아서 시험을 준비하면서 불안할 때가 많은데, 아예 윤석열 정부에서 감축하겠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당황스럽다. 안 그래도 좁은 문 더 좁아진다니 두렵고 깜깜한 마음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무원 되는 게 쉽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앉아서 장시간 공부해보면 정말 힘들다"며 "지금껏 들인 시간에 책값, 인터넷강의비, 스터디카페비, 시험비 등 들어간 비용을 생각하면 이제와서 포기하긴 어렵다. 또 준비기간 동안 생긴 공백기 때문에 민간으로 돌리려니 그것도 두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수의 공시생 커뮤니티에도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28일 한 공시생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늘 올해가 막차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티오(TO) 줄어드는 게 확실시 되니까 걱정 때문에 잠도 잘 안 온다"고 말했다.
공무원 감축이 고스란히 청년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대학생 김모씨(24)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자리 정책이 바뀌니 헷갈린다"며 "대기업 정기 공채도 삼성 빼고는 없는데, 졸업을 앞둔 청년들은 어떻게 하냐. 기업 채용 문이 작아서 2~3학년 때부터 공무원 준비하는 학생들도 많은데 혼란스러워 할 것 같다"고 짚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제 취업준비자 10명 중 3명은 공시생으로 드러났다. '2021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 준비자(지난 1주간 기준)는 85만9000명으로 집계됐고, 이중 27만8316명(32.4%)는 일반직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선발시험에만 16만5524명이 지원했으며, 공공기관 입사 시험을 준비하는 인원까지 고려할 때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이 공시생 규모가 확대된 건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정책을 펼치면서 공무원 채용을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28일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실 및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간 공무원 정원이 13만명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는 공무원 증원에 대해 국민의 생활과 안전에 밀접한 분야 위주로 인력 충원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지만, 이른바 '철밥통'이라 불리는 공무원을 늘리는 데 불만도 적지 않았다. 공무원이 늘어날수록 인건비·연금 등을 감안하면 국가 재정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인수위 정무사법행정 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그동안 비대해진 공공부문 규모를 적절한 수준으로 효율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작은 정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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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기본적으로 시장자본주의 철학에 맞춰 민간 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기업 일자리 확대를 통한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시생들이 정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이미 정해진 부분에 대해서는 채용을 진행할 것"이라며 "대기업 일자리 창출로 공무원·공기업 쏠림이 해소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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