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일 전국 지방 동시 선거는 지방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뿐만 아니라 17개 시도 교육감을 뽑는 중요한 날이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감 선거는 대체로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관심도가 높은 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 선거로 인해 교육감 후보자들의 인물, 이슈가 묻히는 ‘깜깜이 선거’,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지다 보니 운이 좋으면 당선될 수 있다는 ‘로또 선거’이다. 가장 큰 특징은 ‘정당 소속이 아니고 투표할 때 번호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당이 공천할 수 없고 정당과 정책공조도 할 수 없다. 교육감 선출에 있어 교육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투표용지에도 기호가 없고 후보자 이름이 선거구마다 순차 배열되는 ‘교호순번제’가 적용되고 있다. 4명이 출마했다면 이름을 서로 다른 순서로 배치한 A형, B형, C형, D형 등으로 골고루 배열해 선거구별로 다른 투표용지가 배부되는 방식이다. 10명이 출마하면 A형부터 J형까지 나오는 것이다.
교육감을 교육대통령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교육감의 권한이 막강해서다. 교육감은 해당 지역의 교육예산 편성과 핵심인사권을 갖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을 예로 들면 2022년도 본예산은 10조원이 넘는다. 2022년도 교육부 예산이 90조원이니 9분의 1에 해당된다. 본예산에 추가 예산을 투입하면 지출로는 11조원을 넘어선다. 서울시는 본청과 11개 교육지원청, 29개 산하기관, 유치원(787개)을 비롯한 초·중·고 등 2152개 학교에 교원은 7만5029명(2021년 4월 기준)에 이른다. 교육감이 맘만 먹는다면 수만명의 인사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경우 정부 정책으로 2025년 자사고·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이 예고됐음에도 그전에 자사고 지정 취소를 강행해 자사고의 반발을 불러왔고 결국 잇단 소송에서 연거푸 패소했다.
우리 사회에서 교육만큼이나 민감하고 중요한 이슈가 없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처럼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한 선택이다. 그럼에도 ‘교육’보다는 ‘정치’가 지배해왔다. 지난해 경북대 사회과학기초자료연구소가 낸 ‘2018년 교육감 선거의 특징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14년 진보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등장한 선명한 진보 교육정책들은 교육감 선거에서 이념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2018년 교육감 선거도 2014년에 이어 후보자 간 이념 대립의 장이 됐다. 논문은 "교육감 후보자의 뚜렷한 이념적 대립은 교육정책을 둘러싸고 극명한 차이를 불러왔으며, 이는 유권자의 후보자 결정에서 중요한 기준이 됐다"고 했다.
교육감 선거가 교육정책, 후보자의 능력보다는 선거환경에 의해 교육감이 결정되는 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5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지자 이번 교육감 선거도 진영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진보 진영에 연전연패한 보수 진영은 ‘단일화’를 통해 세 결집, 표 결집에 나서고 이에 대응해 진보 진영도 ‘단일화’로 결속력을 높이고 있다. 후보자의 전문성과 도덕성, 교육철학과 공약 대신 ‘단일화 무산은 곧 필패’라는 논리가 중요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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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제도와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교육감 선거는 이번에도, 앞으로도 정당을 중심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다. 차라리 현실을 인정해 정당 공천을 허용하거나 미국과 같이 광역단체장과 러닝메이트제를 실시하거나, 아니면 이해관계자(학교·학생·학부모 등)만 투표하는 제한적 직선제와 같은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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