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공약이 갈라놓은 한배...'박범계-김오수' 이젠 남남
‘수사지휘권 폐지’ 朴·金 정면 충돌… 정권 교체 뒤 원팀 깨져
朴 "저야 갈 사람인데, 업무보고 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한배에 탔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각자도생의 길을 찾고 있다.
25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박 장관과 김 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검찰 관련 공약을 두고 정면충돌하면서, 사실상 동반자였던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법무부 업무보고를 ‘퇴짜’놓으면서 박 장관은 체면을 구겼고, 상대적으로 김 총장은 윤 당선인의 공약을 대부분 수용해 면을 세웠다. 둘 사이가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게 중론이다.
김 총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차관으로 호흡을 맞추면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당선인과 각을 세웠지만, 대선 이후 불거지던 조기 사퇴설을 일축하면서 내부결속을 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 폐지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자, 김 총장은 수사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폐지해야 한다며 응수했고 결국 법무·검찰이 의견을 일치하지 못한 채 각각 인수위 보고를 진행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더군다나 대검은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일부 개정해야 한다는 보고까지 했다. 이 규정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된 지난 2019년 10월, 조 전 장관이 수사 상황을 언론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훈령을 만들어 ‘셀프 규정’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김 총장이 법무부 의견을 수렴하는 수준으로 갈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정반대 입장을 보이자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임기 내내 박 장관과 보폭을 맞추면서, 현 정부 검찰개혁에 동조했던 김 총장의 노선이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 총장이 임기 보전을 위해 친정부 색깔 지우기에 나섰다는 관측도 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 구성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되자 노선을 전환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A차장검사는 "김 총장의 의중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당선인이 먼저 수사지휘권 폐지를 언급한 상황에서 검찰의 권익과 관련된 사항을 반대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인수위와 박 장관이 계속 각을 세울 경우, 중간에 낀 김 총장과 법무부 간부들만 난감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총장이 박 장관과 선을 그으면서, 코너에 몰리게 된 박 장관이 현 정부의 기조와 상반된 검찰의 권한 확대 방안에 동의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 결국 박 장관이 자신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을 피하고자 거취를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한편 이날 박 장관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저야 갈 사람인데 다음 주에는 법무부 업무보고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해주시면 좋겠다"며 "수사지휘나 수사권 조정 문제만 있는 게 아니고, 새 정부에 도움이 될 좋은 내용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