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성명재 재정학회장 "적자국채 발행은 '후손들 착취'"
학계, 중장기 재정건전성 확보 위한 '증세' 제언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한 번 늘어난 재정은 통제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10년, 20년 뒤엔 반드시 문제가 생길 겁니다. 그런데도 적자국채를 더 발행하겠다는 건 혜택은 현 세대가 누리고 그 빚은 다음 세대가 갚으란 의미입니다. 후손들에 대한 ‘착취’입니다."
성명재 한국재정학회장(홍익대 경제학부 교수·사진)은 25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새 정부의 재정운용 방향을 묻는 질문에 "지금 (국가부채를) 통제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문제가 커졌을 때 도저히 수습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을 거치며 정치권에서 마구잡이식으로 쏟아져 나온 ‘포퓰리즘식’ 재정정책에 대한 우려이자 경고인 셈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전날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를 향해 "조속히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매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이 주 목적이다. 인수위 측은 추경 규모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50조원 추경’을 공약한 바 있다. 기재부는 기 편성된 예산을 깎는 지출 구조조정과 세계잉여금, 예비비 등을 총동원해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하지만 어떤 방식을 취하더라도 추가 적자국채 없이 50조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내부 분위기다.
성 학회장은 "결국 재원 마련 방법은 세금과 국채 발행 두 가지"라며 "세금을 마련해 지출한다는 것은 비용부담을 현 세대가 하겠다는 것이고 국채 발행은 다음 세대가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재정지출 확대는 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각종 복지지출 등 ‘현 세대’가 혜택을 받기 위한 것일 뿐 미래 투자적인 부분은 거의 없다"며 "정치경제학적으로 현 세대의 혜택을 위해 10대 이하 또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즉 투표권이 없어 의사반영도 하지 못한 세대가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후 세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학계의 제언이다. 재정학회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하는 ‘2022년 춘계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박명호 홍익대 교수도 "‘세대 내 책임 원칙’ 하에서 항구적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세수 확충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납세자 범위 및 세율 인상 여력 등을 감안할 때 3대 기간 세목 중 가장 성장 친화적인 부가가치세율을 15%로 단계적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부가세율은 10%로, 1977년 도입 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안종석 가온조세정책연구소장도 "장기적으로 세율 인상 등 적극적인 증세 조치가 필요하다"며 "조세문제와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구조조정을 패키지로 동시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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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인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참석했다. 당초 종합토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인수위에 합류한 상황 등을 고려해 별도 공개발언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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