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마진 등락 폭 배럴당 5달러
수요 감소에 전쟁 장기화 영향
5월 '가동률 감소' 전망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의 한 마을 주민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폭격으로 잔해만 남은 자신의 집 앞에 넋을 잃은 표정으로 주저앉아 있는 모습.(이미지 출처=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의 한 마을 주민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폭격으로 잔해만 남은 자신의 집 앞에 넋을 잃은 표정으로 주저앉아 있는 모습.(이미지 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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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싱가포르 정제마진의 변동성이 커지자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가 본격화된 이달 들어 주간 평균 마진 등락 폭이 배럴당 5달러대를 기록하며 일반적인 흐름인 0.5~1달러대보다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공장 가동률 하향, 원유 수입량 조정 등 경영 판단 수정 여부를 고심 중이다.


23일 정유업계가 밝힌 증권가 추정치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4~18일) 마진은 배럴당 7.76달러를 기록했다. 전주의 12.1달러보다 4.34달러 내렸다. 3월 첫째 주 5.7달러에서 둘째 주 12.1달러 셋째 주 7.76달러로 '종 잡을 수 없는 수준'의 변동성을 보였다. 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4~5달러를 손익분기점의 기준으로 본다. 202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배럴당 6달러를 밑돌다가 지난해 말부터 개선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정유사들의 흑자 전환에 영향을 미쳤고, 지난달까지 6~7달러대를 유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상황은 급반전됐다. 정유사들은 마진의 등락 폭이 너무 커진 데다 경유(디젤), 등유,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소비자 수요 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 최고가격이 3000원을 향해 가고, 서울 경윳값이 13년 8개월 만에 2000원을 웃도는 등 수요 감소 유발 요소가 즐비하다.


장기전에 널뛰는 '정제마진'…최악은 수요·공급 동시위축(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업계는 연초만해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해 석유제품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원유 수입량과 공장 가동률을 확대해왔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1월 하루 평균 국내 원유수입량은 9479만2000배럴로 전년 동월 7687만4000배럴보다 23.3% 늘었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가 반영된 이달 원유수입량은 다음달 말께 발표될 예정인데 1월보다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유사 입장에서 원유수입 감소는 곧 '원재료' 감소를 의미한다. 원료 수급이 원활치 않으니 자연스럽게 가동률 하락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제품 생산이 줄어 실적 감소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염두에 둬야 한다. 원유 수입 이후 정유사가 실제로 원유를 수급하는 데까지 통상 2~3개월이 걸린다. 즉, 3월 원유 수입 감소를 5월 정유사 가동률 하락으로 받아들이는 게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업계 입장에선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80%대 초반까지 가동률을 올렸다가 도로 내려야 하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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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수요 감소 '공급 감소 장기화'까지 겹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섬멸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시가전을 걸 경우 최소 2개월 이상은 전면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량 살상 무기 가동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이미 '5월 가동률 감소' 전망이 나오고 있는 사실 자체가 정유사들이 글로벌 수요·공급 반등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 장기화로 수요·공급 감소가 동시에 실현되면 정제마진 상승 여부와 관계 없이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휴전·종전 소식이 전해지고 글로벌 석유 수요가 늘어난다는 신호가 감지돼야만 높아진 마진이 정유사 실적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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