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푸틴, 전범 증거 찾기보다 재판장에 앉히는 게 어렵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범이라 생각한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지난 16일)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다.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를 단절 위기에 처하게 할 것이다." - 러시아 외교부(지난 21일)
우크라이나 공습을 단행한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언급한 것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갈등을 벌이고 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전범으로 기소돼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에 진입하고 도시를 점령하기 위해 공격을 퍼붓고 있으며 민간인들이 모여있는 공간에 폭격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푸틴 대통령을 직접 재판장에 앉히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현직 국가원수가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인도되는 사례가 이전에 없었다"면서 "전쟁범죄의 증거를 찾는 것은 쉽지만 가해자를 재판에 회부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고 전했다.
ICC는 지난 16일 러시아의 전쟁범죄 조사를 시작했다. ICC는 전쟁범죄, 대량학살, 반인도적 범죄 등을 저지른 개인 전범을 수사하고 증거가 있다면 재판에 회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러시아는 2016년 ICC를 탈퇴했지만 일단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유엔인권이사회(UNHRC)도 자체 조사를 시작했다.
우선 전범으로 기소하기 위해 해야할 것은 증거를 찾는 일이다. ICC의 검사는 전쟁 시 공격지역에 군사적 목표가 없고 해당 공격이 사고로 발생한 일이 아니라는 점 밝혀야한다. 그야말로 민간인들을 해할 것이라는 점을 인지하고도 의도적으로 공격을 했다는 근거를 확보해야한다는 것이다.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ICC는 체포영장도 발부할 수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전범 증거에 해당하는 사례는 공중에서 볼 수 있도록 러시아어로 '어린이'라는 단어를 써두었던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극장을 공격한 것이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곳에는 민간인 1000여명이 대피해 있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폭격이 이뤄지면서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밝히기도 했다. 이 외에도 마리우폴 산부인과, 예술학교 등을 공격한 것이 유사 사례로 묶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거를 찾는다고 해도 누구를 기소할 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최종 결정한 푸틴 대통령을 기소해야한다고 보는 시각들이 다수지만 현실적으로 전범 기소 대상은 그가 직접 해당 공격을 지시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 푸틴 대통령 개인이 마리우폴 극장이나 병원을 공격하라고 명령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의 측근 등 이를 밝혀줄 수 있는 증인이나 증거가 필요한데 이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특정 공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순 있지만 군인부터 국가원수까지 포함되는 전체 조사 대상에서 지위가 올라갈수록 직접 연관성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 러시아가 ICC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피고인을 재판에 데려오는 것 자체도 쉽지 않아 그가 체포를 할 수 있는 국가로 이동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추적해야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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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유엔(UN)이나 다른 조약을 통해 우크라이나 내 잠재적 전범을 조사할 수 있는 별도의 조사위원회를 만들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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