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에 대해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거래함으로써 디지털 대전환의 흐름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가상자산시장에 대한 정부의 첫 실태조사결과가 지난 3월 2일 발표되었다.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된 29개 가상자산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시장규모는 총 55조2000억원이며, 일평균 거래규모는 11조3000억원이다. 가상자산 매수ㆍ매도에 대한 평균 수수료율은 0.17%로 주식 매매수수료율 0.0027%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1년 12월말 기준, 대기성 거래자금인 고객보유 원화예치금은 총 7조6400억원원에 이르고 있다.
국내에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총 1257개, 623종이며, 이중 단독상장 가상자산이 403종으로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가총액 기준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중은 글로벌이 59%이나 원화마켓은 27%, 코인마켓은 9% 수준으로 국내 시장은 글로벌 시장 대비,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아닌 비주류, 단독상장 가상자산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의 평균 최고점 대비 가격하락율은 약 65%로 유가증권 시장의 4.4배에 이르는 높은 변동성을 보여주었다. 가상자산 사업자를 이용하는 국내 총 이용자수는 1525만 명, 실제 거래에 참여하는 이용자수는 558만 명이며, 연령대로는 30대(31%), 40대(27%), 20대(23%)로 순으로 2040세대가 81%를 차지했다. 거래 참여자들은 1일 평균 4회 거래에 참여하였고, 1회 거래금액은 약 75만 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먼저 가상자산이 우리 경제의 한 축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민 세 명 중 한 명은 가상자산 투자계정을 가지고 있으며, 거래소 원화예치금도 주식시장 투자자예탁금 65조 원의 8분의 1 규모를 차지할 정도이다. 둘째, 한국의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아닌 소위 알트코인의 비중이 매우 높고 이에 따라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폭도 매우 높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고위험 고수익(High-risk, High-return)을 바라는 개인투자자 중심의 시장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2018년 피에터스(Pieters)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주식시장 대비 가상자산 시장 비중은 82.5로 일본 11.5, 미국 5.1에 비해 매우 높다. 즉, 한국의 가상자산 시장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다.
결국 국내 가상자산시장은 개인투자자 중심, 글로벌 트렌드와 다른 알트코인 중심, 국내 금융시장 규모 대비 과도한 거래량이라는 특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가상자산 발행(ICO:Initial Coin Offering)을 허용하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해 가상자산산업을 법제화함으로써 공시제도를 투명화하고 불공정 거래는 감시해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마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연방정부 차원의 디지털 자산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암호화폐 연구에 착수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최근 급성장한 가상자산 시장은 탈중앙화와 투명성이라는 블록체인 기술의 특장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제 성장에 걸맞게 투자자 보호를 위한 상장, 공시, 폐지 기준 등을 마련하면서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산업으로서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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