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최초 사진가 제임스 바너 아시아 첫 개인전 ‘Ever Young’

드럼 매거진 커버걸. 사진제공 = 바라캇컨템포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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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디아스포라(diaspora)는 본래 유대인의 이산(離散)을 뜻하는 말이지만, 아프리카 흑인들의 이주로 형성된 문화를 설명할 때도 자주 인용된다. 근대 노예제를 통해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유럽, 그리고 카리브해 지역으로 흩어진 아프리카 노예의 수는 약 12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 자손들을 통해 전승된 아프리카의 전통과 문화는 그들만의 정체성을 확립시켰다.


현대 사진의 선구자이자 아프리카 최초 사진가인 제임스 바너는 우리가 아프리카에 기대하는 광활한 대자연과 빈곤한 삶의 풍경 대신 세련되고 독특한 당대 아프리카인의 자유분방한 삶을 소개한다. 그 중심엔 런던의 아프리칸 디아스포라, 그리고 가나의 독립이 있다.

서울 삼청동 바라캇 컨템포러리는 5월 8일 까지 제임스 바너의 아시아 첫 개인전 ‘Ever Young’을 개최한다. 1929년에 가나 아크라에서 태어난 제임스 바너는 60여 년 동안 인물사진과 포토저널리즘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아프리카와 영국을 연결하는 초문화적 서사를 창조했다.


에블린 애비의 초상화, 아크라지역 제임스타운 에버영 스튜디오 Portrait of Evelyn Abbew, Accra, Jamestown, studio Ever Young. c. 1954-1959, GELATIN SILVER PRINT, 24 x 30 cm. 사진제공 = 바라캇컨템포러리

에블린 애비의 초상화, 아크라지역 제임스타운 에버영 스튜디오 Portrait of Evelyn Abbew, Accra, Jamestown, studio Ever Young. c. 1954-1959, GELATIN SILVER PRINT, 24 x 30 cm. 사진제공 = 바라캇컨템포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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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후반 가나의 독립과 더불어 급변했던 사회를 기록한 가나 최초 사진 저널리스트였던 바너는 시대의 흐름 속 당대 가나인들이 꿈꿨던 새로움과 풍요로움을 생생하게 포착해냈다.

그는 1960년대 코스모폴리탄 런던으로 건너가 아프리카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Drum’의 사진가로 작업하며 영국 사회 속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문화를 렌즈에 담았다. 직접 발굴한 흑인 모델을 내세운 바너의 사진은 당대 아프리카 여성들의 품위있고 새로운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


백인 사진가 중심의 유럽 사진계에서 아프리카인의 주체적 시각을 제시하며 식민시대 이후 새로운 아프리카의 정체성과 미를 선보인 그는 종전까지 백인들이 자신의 욕망으로 상상한 아프리카에 대한 전복이자 회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1970년대 다시 고국으로 돌아간 바너는 가나 최초로 컬러사진 기술을 도입한 스튜디오 X23에서 파스텔톤 색채의 당대 가나 풍경을 담는데 몰두했다. 섬세한 감각으로 표현된 그의 사진들은 묘한 기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사진 속 순간이 과거의 유물이자 발생했던 일의 흔적임을 관객에게 환기시킨다.


남성 배우로만 구성된 올라스 코메디언들, 아크라 제임스타운 에버영 스튜디오, The Olas Comedians, an all-male troupe of actors, Accra, Jamestown, studio Ever Young. 사진제공 = 바라캇컨템포러리
c. 1953-1954, GELATIN SILVER PRINT, 70 x 70 cm

남성 배우로만 구성된 올라스 코메디언들, 아크라 제임스타운 에버영 스튜디오, The Olas Comedians, an all-male troupe of actors, Accra, Jamestown, studio Ever Young. 사진제공 = 바라캇컨템포러리 c. 1953-1954, GELATIN SILVER PRINT, 70 x 7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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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 풍경으로 대표되는 아프리카의 이미지에 투영된 흑인다움(Blackness)은 탐욕과 착취를 넘어 노예제도와 식민지주의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이용돼왔다. 바너는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삶을 살아내는 가나, 그리고 런던의 흑인 디아스포라 속 군상과 풍경을 통해 백인성과 흑인성의 벽을 깨고 자유로운 피사체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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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너는 자신의 사진을 통해 젊은 사람들이 자신이 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무언가를 간직했으면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 전시를 앞두고 “나는 사진을 통해 인간을 위해 무언가를 했다는 느낌을 갖고 싶다”고 고백했다. 그의 사진은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는 역사와 현재, 미래를 바라보는 독자적 시선과 독법을 관객에게 알려준다. Forever Young, 영원한 젊음으로.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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