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부터 평화의 소녀상 앞 점거한 보수단체
혐오·위안부 거짓 주장 등 일삼아
결국 정의연·보수단체 소송전 진행
인권위도 개입하지만…보수단체 "집회의 자유 보장하라"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반일행동 회원들이 집회를 열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반일행동 회원들이 집회를 열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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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지난 16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천주교 여자수도회 정상연합회 등 시민단체는 보수단체 일원들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지금까지 보수단체들이 평화의 소녀상 앞 장소를 먼저 집회 신고하는 방식으로 수요시위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용수 할머니도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 성명불상자 2명 등을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를 진행하고 있다.


보수단체들도 맞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위안부법폐지국민운동 측은 오는 23일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 등을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보수단체들은 이미 지난 4일 평화나비네트워크(평화나비) 회원 20여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또 다른 보수단체 엄마부대의 주옥순 대표 역시 같은 날 서울 종로경찰서의 경찰관을 집시법 및 경찰관 직무집행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보수단체의 소녀상 앞 점거…“위안부는 창녀다” 등 혐오발언 일삼아
23일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제153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뒤로 보수성향 단체가 설치한 가짜 위안부 이용수 처벌 문구의 현수막이 보인다. /문호남 기자 munonam@

23일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제153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뒤로 보수성향 단체가 설치한 가짜 위안부 이용수 처벌 문구의 현수막이 보인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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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갈등이 본격화된 것은 2020년 6월경부터다.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후원금 유용 의혹이 커지면서 보수단체는 수요시위 방해를 시작했다. 이들은 집회를 신고할 수 있는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숙식을 하면서까지 장소를 선점했다. 정의연 등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수요시위를 진행해오던 사람들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보수단체의 방해는 장소 선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스피커를 통해 혐오 발언도 일삼았다. 일본군 성노예가 실제로 없었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주장한다. 위안부 할머니나 수요시위 참가자를 향해선 성적 모욕 등을 가하고 있다. 심지어 위안부 할머니를 ‘창녀’에 빗대기도 했다. 최근엔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론에 올라탔다. 여가부가 존재하지도 않는 일본군 위안부를 아이들에게 거짓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행위는 지난 1월 있었던 수요시위 30주년까지 이어졌다. 지난 1월5일 역시 보수단체는 평화의 소녀상 앞 집회 신고 후 방해를 시작했다. 평화의 소녀상 앞이 아닌 길 건너편에서 수요시위 30주년 기념을 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인권위도 나섰지만…집회의 자유 어디까지 보장해야 할까
할머니들은 왜 소녀상 앞에 서질 못할까 원본보기 아이콘

국가기관도 나섰다. 집회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지만 이들의 행위가 도를 넘었다는 것이다. 지난 1월17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경찰에 수요시위 반대 단체에 집회 시간과 장소를 달리할 것을 적극 권유하라고 권고했다. 경찰 역시 인권위의 권고를 존중하며 이행계획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수단체는 인권위의 행위에도 반발했다. 헌법상 보장되고 있는 집회를 자유를 국가기관이 나서서 방해하는 등 편파적 결정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9일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는 송두환 인권위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집회의 자유를 분명 보장돼야 마땅하지만 그러는 사이 한국 사회는 멍들고 있다. 지난 16일 수요시위를 함께 진행해온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러한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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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어떤 사람은 일장기를 흔드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 어떻게 21세기 한국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믿질 못하겠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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