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일 이틀 새 국민청원글 54건
인수위 "국민과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형태로 바꿀 수도"
존치·폐지 여론 엇갈려

靑국민청원 없어지나…"소통 창구" vs "갈라치기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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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오규민 기자]‘사전투표 관리 부실에 대한 재검표 실시’ ‘제20대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 반대’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17, 18일 오전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런 내용을 비롯한 국민청원글이 54건 올라왔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직후여서 대선과 인수위원회 이슈 등과 관련된 청원이 주를 이루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반대 청원은 하루 만에 6만여명이 동참했으며, 이를 둘러싸고 정치권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2017년 8월17일 문재인 정부가 취임 100일을 맞아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을 지향하며 만들어졌다. 국회와 정당, 언론의 역할을 넘어 공론화 장을 만들고 윤창호 사건, N번방, 아동학대,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의무 강화 등의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했다. 반면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일방적 주장과 폭로 등 묻지마 청원과 정치, 사회적 갈등 조장을 이유로 한 정쟁도구 등으로 활용되며 부작용도 커져왔다.


尹 "오직 국민 뜻 따른다"…오프라인 소통 강화 전망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청원게시판을 손질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전 정부의 국정 철학이 담겼던 정책인 만큼 형태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며 "당선인이 국민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겠다고 한 만큼 오프라인 형태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은 찬반으로 갈리고 있다. 배달업에 종사하고 있는 30대 이모씨는 "직접 이용하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어려운 일을 겪었을 때 게시판을 이용할 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거주하고 있는 20대 대학생 강모씨는 "청원을 통해서 약자들의 사건이 많이 이슈화되고 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며 "오프라인에서 소통하게 되면 물리적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프라인으로 속 얘기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감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반면 서울 송파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40대 신모씨는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빠서 국민청원을 이용해 본 적이 없다"며 "정치적 선동과 개인적 하소연 등만 있는 것 같고 실제 실효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50대 김모씨는 "세대, 정치 이념 갈등이 심화되면서 게시판이 역할을 다한 것 같다"며 "오히려 갈라치기 하는 정치가 활성화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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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숙 국회 입법조사관은 "민주주의 다수 의견제를 축약적인 형태로 반영하는 좋은 제도"라며 "하나의 사건을 개인의 불운이나 상황을 떠나 시스템에 의한 일이라면 청와대가 나서 행정적 조치를 강구한 사례가 있으며, 예방책을 만드는 역할도 했다. 단순히 의견이 대립하는 것을 갈등이라고 보기보다는 갈등이 폭력 등으로 변질되는 것들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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