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전 검찰총장 언론 발언
미국, 배심원단이 기소여부 결정
일본, 검찰심사회가 독점권 견제

[참트루?] 민주주의 국가는 정말 검사만 기소할까
AD
원본보기 아이콘

"자꾸 기소독점 이야기가 나오는데 우리나라뿐만 아니고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그렇다."

"민주 국가에선 수사를 착수하는 사람은 기소를 못하게 하고 결정하는 사람은 착수를 못한다. (중략) 재판은 검사가 시작한다. 검사가 기소해야 재판이 시작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검찰총장을 지낸 문무일 전 검찰총장(61·사법연수원 18기)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총장 재임시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이 공론화되자 기소는 검찰 고유의 몫이라며 반대했다.

[참트루?] 민주주의 국가는 정말 검사만 기소할까 원본보기 아이콘

현재 한국의 검찰은 사실상 기소를 독점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 재임하던 지난해 1월 출범한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부 가져갔지만, 공수처법상 공수처는 판·검사 또는 경무관 이상 경찰만 직접 기소할 수 있다. 여전히 검찰이 대부분의 기소권을 행사 중이다.


2018년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문 총장 때 설치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법학교수와 변호사 등 15명의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는 국민의 의혹을 받거나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의 수사 과정을 살펴보고 수사중단 및 기소·불기소 등을 권고할 수 있지만 강제력이 없다.

해외 민주주의 국가들은 검찰의 기소권에 대한 강제적 견제장치를 마련해 기소권을 시민들과 나누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소배심제를 운영하고 있다. 무작위로 뽑힌 16~23명의 배심원단이 피의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검사에겐 배심원단에게 기소를 해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배심원단의 결정엔 법적구속력이 있어 반드시 따라야 한다.

일본 역시 시민과 기소권을 공유하고 있다. 일본은 1948년부터 검사의 불기소처분 적정성을 판단하는 검찰심사회를 운영했다. 하지만 법적구속력이 없어 검사가 감찰시사회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자 사실상 비용 및 시간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일본 의회는 법 개정을 통해 2009년 기소의결제도를 시행하면서 법적구속력도 부여했다.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곳은 어떨까. 북한의 경우 중앙검찰소가 검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최고인민회의가 수사와 기소까지 모든 절차를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고인민회의는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관이지만 범위를 넘나들며 모든 의사결정에 개입하고 있다. 즉, 민주주의 국가에서 거리가 멀수록 권한은 한 데 모이고 있는 셈이다.

AD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검찰 및 검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렸고 수사권을 분리하긴 했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다"며 "기소권뿐만 아니라 여러 권한들을 나눠야만 민주적인 검찰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