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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내 맘대로 하겠다는데"…타투 합법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종수정 2022.03.19 10:32 기사입력 2022.03.19 09:11

인권위, 국회에 '문신 합법화' 법안 신속 처리 촉구
국내선 타투 시술 '의료 행위'…면허 없으면 처벌 받아
반면 미국·유럽·호주 등은 이미 합법화
"문신 작업 음성적으로 이뤄지면 관리·감독도 힘들어"

바늘로 문신(타투)를 새기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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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비의료인의 문신(타투) 시술 행위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하면서 '타투 합법화'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의료법은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규정해 형사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도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이 신체에 타투를 새기는 일이 흔하고, 타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높아져 현실에 맞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권위는 16일 국회의장에 전달한 의견을 통해 "문신 시술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 피시술인의 개성 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국회에 계류 중인 문신 관련 입법안의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입법안들은 문신 시술 행위를 합리적으로 관리 감독하고 있는 해외 제도를 참고한 것"이라며 "문신 시술의 안전성과 전문성을 담보하고 보건위생상 위해를 줄이고자 하는 공통된 목적이 있어 타당성이 높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문신사법안',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의 '반영구화장문신사법안',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타투업법안' 등이 계류돼 있다. 이 법안들은 타투 시술자들의 업무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이와 관련된 면허 제도를 신설해 타투 시술을 합법화하는 동시에 적절한 관리·감독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인권위는 "문신 시술 행위가 대중화하는 현실에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 행위를 전면 금지하기보다는 시술 요건과 범위, 관리감독 체계를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촉구했다.


현행 의료법은 타투 시술을 '의료 행위'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의사 면허를 소지하지 않고 문신 시술을 하면, 의료법 및 보건범죄단속법에 의거해 형사 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의사 면허를 소지한 의료인이 타투 시술을 겸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국내 타투 시술자는 따로 면허를 갖추지 않은 일반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타투이스트들은 사실상 불법으로 영업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국내 상황과는 달리 미국, 유럽, 호주 등 해외에서는 이미 타투이스트의 타투 시술이 합법화됐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98년 타투를 합법화했으며, 타투이스트는 별도의 자격증을 갖추면 손님을 받아 시술을 할 수 있다.


서울의 한 작업실에서 타투이스트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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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지난 2020년 9월 최고재판소 판결을 통해 타투 합법화의 길이 열렸다. 의료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타투 시술을 의사법 위반으로 본 기존 판례를 깨고 타투이스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인도 해외에서 타투 시술을 받고 입국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고, 국내에도 자체적인 '타투 문화'가 이미 활성화된 상태다.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 타투 시술자 수는 총 35만명(문신 5만·반영구화장 30만) 규모로 추정되며 이용자는 한 해 약 1300만명에 달한다.


타투 산업 합법화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한국타투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타투 산업 규모는 연간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도 타투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미 국내의 타투 문화가 활성화된 시점인데, 법도 사회적 변화를 따라 개정되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20대 직장인 A씨는 "주변에 문신한 사람들 보는 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아직까지 한국에서 타투업이 불법이라는 말을 듣고 놀랐다"라며 "타투를 생업으로 삼는 직업인들이 엄연히 있는 상황인데 금지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원 B씨(31)는 "성인이 자기 몸을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타투가 아직까지도 불법이라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타투가 불법이다 보니 지금도 타투 시술소는 눈에 안 띄는 곳에서 영업하거나 위생 상태도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차라리 빠른 합법화를 통해 시술소들을 관리하는 방안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6월16일 국회에서 타투인들과 함께 타투입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했다. 류 의원은 당시 유명 타투이스트가 그린 타투스티커를 등에 붙인 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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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각에서는 과도한 타투가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30대 C씨는 "타투가 활성화됐다고 해도 그건 일부 젊은층에서나 통하는 이야기이지, 여전히 사회에서는 문신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시선이 많다"라며 "타투를 새긴 신체 부위를 노출하고 다니면 주변에서 한 번씩 곁눈질하지 않나. 사람들의 인식이 이런 데 무작정 (제약을) 풀 수는 없을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타투 합법화를 두고 시민들의 의견은 양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해 6월22일부터 24일까지 18세 이상 시민 1002명을 대상으로 타투 합법화에 대한 견해를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51%가 '찬성한다'고 답했고 40%는 '반대'했다. 의견 유보자 비율은 9%에 달했다.


미디어 출연자 등 유명인사들이 타투를 새긴 신체부위를 가려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동의·반대 모두 47%로 팽팽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타투에 대한 인식 자체는 크게 개선됐으나, 아직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는 뜻이다.


타투 시술자들은 현재 국내 타투 산업 환경은 시술자는 물론 고객들도 보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국타투협회 측은 "현행법은 문신 행위에 관한 명확한 법과 근거가 없어 문신 업무가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고 있다"라며 "그러나 (타투의) 대부분은 의료 목적보다는 미용과 예술적 목적으로 문신을 받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의료인에 의해 문신이 음성적으로 이뤄지면서, 이 절차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려워지는 등 국민건강에 부정적 영향만 미치고 있다"라며 "(합법화를 통해) 관리·감독을 강화해 타투업의 건전한 운영, 국민의 건강증진에 이바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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