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cm 막대로 직원의 장기를 훼손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가 7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70cm 막대로 직원의 장기를 훼손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가 7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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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오규민 기자] 검찰이 '막대기 살인 사건' 재판에서 기존 적용한 살인 혐의로 유죄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첫 공판에서 '살인이 아닌 특수상해'라며 무죄를 다투겠다고 예고한 스포츠센터 대표 한모씨(40) 측에 물러섬 없이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형사재판에서 살인죄는 입증이 쉽지 않아 자칫 무죄가 선고될 수 있지만, 검찰은 "증거가 명백하다"며 자신을 보이고 있다.

검찰 "살인 증거 명백… 공소장 변경 없다"

서울서부지검 관계자는 12일 아시아경제에 "공소장을 변경해 예비적 공소사실에 상해치사, 특수상해 등 혐의를 추가할 일은 없다"며 "살인에 대한 증거가 꽤 명백하다"고 밝혔다. 예비적 공소사실은 주위적 공소사실이 거부될 경우 적용하는 범죄 혐의다. 검찰은 통상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해 입증 부족 등으로 무죄 선고가 우려될 때 예비적 공소사실을 청구해 유죄를 이끌어낸다. 일종의 '보험' 성격인데, 이 사건의 경우 그런 장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한씨 변호인은 지난 10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피고인은 당시 자신의 주량보다 3배 이상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다"며 "피고인 공소사실 가운데 행위에 대해서만 인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119에 신고해 출동한 경찰이 피해자 구호조치를 했다면 피해자는 사망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피해자 사망과 피고인 행위간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씨 측 "살인 아닌 특수상해… 경찰이 죽였다"

형법상 살인죄가 인정되려면 2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어야 하고, 가해행위가 사망이란 결과를 발생시킨 원인이란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한다. 입증은 검찰의 몫이다. 이런 가운데 한씨 측은 첫 공판에서 ▲술을 마신 점 ▲119에 신고한 점 ▲경찰 초동조치 미흡 등을 들어 이 2가지 조건 모두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변호인 주장대로라면 한씨에게 살인죄가 아닌 특수상해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상해치사죄 역시 사망과 행위간 인과관계를 부인하면서 적용 대상이 아니란 점을 에둘러 밝혔다. 상해치사죄는 가해행위 결과 상대방이 숨지더라도 '살인 고의성'이 없을 경우 적용된다. 그런데 검찰이 상해치사는 물론 특수상해 혐의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 청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향후 양 측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불가피해졌다. 검찰이 살인의 고의성과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면 한씨에겐 무죄가 선고될 수 있다.

누가 그를 죽였나… 내달 첫 증인신문 절차

재판부는 다음 공판에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2명을 증인으로 불러 당시 현장상황 등에 대해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경찰의 적절한 초동조치가 있었다면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변호인 주장의 신빙성을 판단할 첫 번째 신문 과정이다. 신문은 내달 7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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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씨는 작년 12월31일 자신이 운영하는 스포츠센터에서 직원 A씨의 머리와 몸 등을 수십 차례 때리고 길이 70㎝, 두께 3㎝가량의 플라스틱 봉을 찔러넣어 장기 파열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도중인 오전 2시께 "어떤 남자가 누나를 때린다"며 신고한 뒤 현장에 경찰이 도착하자 신고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가 하의를 벗은 채 누워있는 것을 보고 옷을 덮어 주면서 가슴에 손을 얹어 맥박과 체온 등을 확인한 뒤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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