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6% 상승? 외식비 통계의 함정
2월 외식물가지수 107.39
13년2개월만에 최고치
물가지표에 배달료 등 미반영
체감물가와 괴리 커져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서울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이지영 씨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갈비탕을 주문하다 깜짝 놀랐다. 갈비탕 가격이 1만5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 오른 데다 기존 2000원이던 배달료도 3000원으로 50% 뛰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배달료까지 포함하면 갈비탕 한 그릇의 가격은 2만원에 육박한다"면서 "코로나19로 배달음식을 즐겼는데 치솟는 외식비에 이제 끼니마다 집밥을 해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07.39로 전년 대비 6.2% 올라 2008년 12월 이후 1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외식 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배달료가 물가지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최근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지난 1월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가계의 소비행태 변화가 물가지표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위원은 "최근 비대면 거래 증가와 맞물려 배달서비스가 크게 확대됐는데 배달서비스 비용은 물가지수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KOSIS에 공개되는 외식 품목 39개 가운데 일부만 배달료가 포함된 가격이 반영된다. 통계청은 홀(매장)보다 배달이 주로 이뤄지는 치킨·피자 등의 품목은 배달료를 반영하지만, 매장에서 주로 취식이 이뤄지는 김밥 등의 품목은 배달료를 별도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업주에게 전체 매출에서 배달과 홀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물어 비중이 큰 항목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전체 매출 파악이 정확히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매장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배달료를 일괄 반영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배달서비스 비중이 높은 일부 외식 품목과 택배이용료 항목을 통해 소비자물가지수에 배달서비스 비용을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로 배달 비중이 크게 높아졌지만 배달료는 460개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 별도로 구분되지 않고, 개인서비스 중 외식 항목 일부에 주먹구구식으로 반영되다 보니 실제 소비자가 느끼는 물가와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외식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햄버거, 피자, 커피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 줄인상에 나선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시 유가·곡물가격 급등으로 물가 상방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소비자물가지수 항목에 배달료를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수편제의 한계상 바뀌어 가는 시대조류를 물가지표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와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더라도 소비행태 변화의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커 이를 통계에 반영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통화정책 당국은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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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2023년 하반기 물가지수 지적 등을 반영해 중간 가중치를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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