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기지' 아닌 '기술'로 막는다…대응나선 은행권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날로 진화하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권이 인공지능(AI) 등 각종 신기술을 동원하고 있다. 개개인의 ‘기지(機智)’로 피해를 예방하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시스템 차원에서 이를 막아내자는 취지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AI 이상행동탐지 금융자동화기기(ATM)’를 도입했다. AI 이상행동탐지 ATM은 고객이 ATM 거래 중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거나 선글라스·모자를 착용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일 경우 이를 탐지, 거래 전 고객에게 주의문구를 안내하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외부 AI 업체와 약 8개월 간의 AI 딥러닝 과정을 거쳐 연령대별 거래유형을 학습·분석했고, 이를 바탕으로 고령층 고객 내점이 많고 보이스피싱 사고 우려가 큰 영업점에 AI 이상행동탐지 ATM을 도입키로 했다. 신한은행은 향후 이를 전 ATM에 확대할 예정이다.
또 신한은행은 하반기엔 이상행동탐지 데이터와 보이스피싱 사고 발생 계좌의 상관관계를 분석, 이상금융거래분석시스템(FDS)과 연계해 AI 이상행동이 탐지된 경우 추가 본인인증을 거친 뒤 거래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변경할 계획이다.
보이스피싱 사고 예방을 위해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비단 신한은행만의 일은 아니다. 기업은행도 AI를 활용한 ‘전기통신금융사기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시범운영했다. 행동·거래 패턴에 따라 분류된 보이스피싱 피해 의심고객이 창구에서 500만원 이상의 현금 출금거래를 할 경우 자동 지급정지를 통해 피해를 예방하는 방식이다. 지난 3개월 간 시범운영 한 결과 총 750건, 약 62억원의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성과를 냈다.
NH농협카드도 최근 NH농협은행 계좌와 연동한 보이스피싱 탐지 시스템을 구축했다. NH농협카드 이용 고객이 보이스피싱 사고를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상거래가 감지되는 경우 추가적으로 고객의 계좌정보를 확인해 조치하는 방식이다. 또 장·단기 카드대출 심사 과정에서 사고가 의심되는 특이 패턴이 감지될 경우 대출이 거절되거나 대출 금액이 지연 이체되도록 판정하는 기능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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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보이스피싱 예방 노력이 지속되면서 관련 피해도 감소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보이스피싱 발생건수 및 피해금액은 2만5859건, 2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기 64.3%, 65.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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