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그 어느 때 못지않게 뜨거웠던 20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최종 시점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도 유력 후보와의 인연을 내세우며 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정치테마주 열풍은 어김없이 반복되었다. 20대 대통령 선거 기간 정치테마주로 거론된 80여개 주식들은 주가 변동성이 유난히 컸던 2020년에 비해 2021년 상한가 빈도가 54%나 증가했는데 이는 일반 주식의 상한가 빈도가 같은 기간 38% 감소한 것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 선거 정치테마주로 거론되는 종목들은 주로 후보의 지인이 사외이사로 재직하였거나 후보와 최대주주의 본관이 같거나 동문 또는 동향이라는 이유를 근거로 하고 있다. 물론 일부 종목은 후보의 공약 실행을 위해서는 사업부문이 겹치는 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정책 관련성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지난 16대에서 19대 대통령 선거기간 정치테마주의 성과를 분석해보면 낙선자는 물론 당선자의 정치테마주도 선거일 직후 주가가 하락함으로써 정책 관련 정치테마주라고 해서 다른 정치테마주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정치테마주들은 공통적으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크고 시가총액이 작다는 특징이 있다. 상장기업 중에서 정치인과 이런저런 인연이 있는 경영진은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도 존재할 가능성이 크지만 대형주들이 정치테마주로 거론되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 실제로 20대 대통령 선거 정치테마주 중 KOSPI200 또는 KOSDAQ150 편입 종목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결국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정치테마주 현상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주요 거래자인 개인투자자 보호 방안과 함께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적인 이슈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첫째로 정치테마주 투자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인투자자에 대한 지속적인 주의 환기와 교육이 필요하다. 이미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정치테마주에 대한 투자자 주의 및 경보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으나 최근 들어 정치테마주를 자극적인 소재로 활용하는 주식유튜브 등 신생 미디어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둘째로 정치테마주 현상이 확산되기 어렵도록 주식시장의 제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의도적으로 상한가에 도달함으로써 추가 상승의 기대감을 부풀리는 행위는 가격제한폭을 더 넓히거나 선진시장과 마찬가지로 폐지함으로써 방지할 수 있다. 또 급격한 주가 상승에 대한 반대급부로 공매도 거래자가 유입되는 것을 인위적으로 억제하게 되면 가격하락에 대한 기대가 그 때 그 때 시장에서 해소되지 않고 축적될 수 있어 주가 하락 국면에서 더 큰 충격이 발생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정치테마주 관련 불공정거래를 효과적으로 단속하기 위해서는 과징금을 비롯한 다양한 행정제제가 도입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보에 기반하여 주식을 거래하는 정보거래자가 시장의 주축이 되도록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이 확대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주식거래량의 80% 이상을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상황에서는 높은 변동성과 자극적인 보도에 이끌릴 수밖에 없는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가 시장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기는 곤란하다. 국내 주식시장을 정보거래자 중심으로 바꾸어나가는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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