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선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제재 카드를 두고 미국, 캐나다, 영국과 다른 유럽 국가 간 온도차가 확인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아직 수입 금지에 대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으나, 가능성을 두고 동맹국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서 이러한 제재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독일, 영국 정상과도 화상통화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정치권에서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 하원은 이르면 8일 중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와 일반 무역을 중지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 동맹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와 원유 수출 제재 완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금수 조처를 완화할 경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입 금지로 인한 타격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주요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원유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다. 또 휘발유와 디젤 생산에 필요한 연료유 등 석유제품까지 포함할 경우 8%가량이다.


대러 에너지제재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미국, 캐나다, 영국과 달리 일부 유럽 국가는 아직까지 미온적인 것으로 확인된다. EU는 연간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이날 런던에서 회담한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정상회담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나타났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에 너무 의존하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석유에 대한 금지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3주 전에는 절대로 고려되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 테이블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 탄화수소, 석유, 가스에 대한 의존으로부터 되도록 빨리 벗어날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같은 여정에 있다. 일부 국가는 다른 국가들보다 그것을 좀 더 빠르고 쉽게 찾을 것"이라면서 향후 며칠 내 에너지 공급 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즉각적인 수입 증단이 글로벌 공급망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또한 이날 대러 제재에서 에너지를 제외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을 일부러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왔다"면서 "유럽에 난방, 이동, 전력, 산업을 위한 에너지 공급은 현재로서는 어떤 다른 방식으로 보장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EU 안팎의 파트너들과 몇 달 동안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대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하룻밤 사이에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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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유가,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의 대러 에너지 제재 검토 발언으로 장중 한때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오름폭을 축소하면서 119달러대에 거래됐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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