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돈풀어 경기부양…'5.5%'에 담긴 중국의 고민
올해 인프라 투자 실탄 5조4000억 위안, '물가'가 관건
시진핑 주석 3연임 위한 맞춤형 양회 …안정과 도전 강조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정부가 올해 프로젝트파이낸싱(인프라 투자) 용도로 3조6500억 위안(한화 703조원)의 실탄을 장착했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12월 중국 각 지방 정부가 발행한 지방채 1조7898억 위안까지 포함하면 올해 인프라 투자에 사용된 자금은 5조4000억 위안이 넘는다. 이는 올해 중국 경제가 좋지 않다는 의미이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5% 내외'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5% 내외, 도시 일자리 1100만 개의 이상 창출 및 도시 실업률 5.5% 내외, 물가 상승률 목표치 3% 내외 등 거시 경제 지표 목표를 제시했다.
5.5% 내외에 담긴 중국의 고민
중국 안팎에선 올해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5% 이상'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중국 내부에선 크게 '5% 이하', '5% 이상', '5.5%' 등 3가지로 중국 경제를 진단했다. 목표치가 5% 이하면 경제가 나쁘다는 것을, 5.5% 이상이면 중국 경제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봐야 할 데이터는 고정투자(인프라)자산 규모다. 인프라 투자 금액 증가는 중국 경제가 순탄치 않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리 총리가 밝힌 5.5% 내외는 경기부양을 통해 중국 경제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해석해야 한다. 중국 경제가 놓인 국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올해 인프라 투자 용도로 3조6500억 위안을 책정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각 지방 정부가 발행한 지방채권 1조7898억 위안까지 포함하면 올해 인프라 투자에 사용된 자금은 5조4000억 위안이 넘는다.
재정 지출을 늘린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올해 재정적자 비율은 GDP 대비 2.8%다. 지난해 3.2%보다 낮아졌지만 금액으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올해 중국 정부의 예산은 전년보다 12.8% 증가한 13조4045억 위안이다.
문제는 물가다. 이미 미국 등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양적완화 조치로 물가가 상승, 인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 밝힌 물가 방어선은 3% 안팎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감안하면 무턱대고 돈을 풀 수 없다는 소리다. 따라서 금리 인하와 세금 감면 중심의 금융정책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상황에 따라 돈을 풀 가능성이 크다. 올해 세금 감면 규모를 지난해보다 1조4000억 위안 늘어난 2조5000억 위안으로 늘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중 1조5000억 위안은 환급을 통해 되돌려 주기로 했다. 물가를 잡지 못할 경우 14억 민심이 흔들릴 수 있다.
20차 당대회 앞둔 맞춤형 양회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20차 당대회가 이르면 10월, 늦어도 11월 중에 열린다. 20차 당대회는 시 주석이 마오쩌둥 반열에 오르는, 또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다지는 정치 행사다. 해외 언론이 20차 당대회를 황제 대관식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중국 매체들은 그간 시 주석이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오른 경제 성장, 코로나19 대응, 샤오캉 사회(모든 인민이 풍족한 삶을 사는 사회),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최 등 중국을 말 그대로 통치해 잘 해 왔다고 강조하고 있다. 2022년 한 해는 장기집권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셈이다.
리 총리는 20차 당대회를 염두에 둔 듯 업무보고에서 '안정'이라는 단어를 30차례, '도전'이라는 단어를 15차례 언급했다. 안정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한 국내 안정을, 도전은 대만 등 미ㆍ중 갈등을 염두에 둔 대외 안정을 각각 의미한다. 시 주석의 3연임을 위한 명분과 당위성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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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일자리 수 1100만개 창출을 통해 도시 실업률 5.5% 이내로 통제하겠다고 밝힌 배경도 여기에 있다. 세금 인하 역시 일종의 민심잡기용이다. 국방비 7% 증액은 미ㆍ중 갈등 등 외부 도전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또 에너지 및 식량 안보 강조, 육아수당 지급 등 올해 양회에서 제시된 정책은 모두 20차 당대회를 위한 맞춤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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