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인증, 기업 경쟁력 떨어뜨린다"
[인터뷰]김복덕 한국전등기구LED산업협동조합 이사장
품목 하나에 KS 등 12개 인증, 조명업계 매년 1000억 이상 써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조명업계가 연간 인증비용으로만 수천억원을 날리는데 무슨 글로벌 경쟁력이 있겠나"
김복덕 한국전등기구LED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각종 인증이 우리나라처럼 많은 나라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서울 마곡동 소룩스 R&D센터에서 만난 김 이사장은 작심한 듯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김 이사장은 "이 조그만 나라에서 전자파 인증만 해도 시험인증기관이 42개 이상이다. 인구 3억5000만명의 미국에도 사설 시험인증기관은 몇 곳 되지 않는다"면서 "인증이 하도 많아 돈벌이가 되니까 유명 펀드에서도 이런 사설 시험인증기관에 투자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기업이 제품을 생산·판매하는데 정부에서 요구하는 '인증'이 너무 많아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특히 조명분야는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인증이 유달리 많은 편이다. KC(안전), KS(표준), 고효율인증, 효율등급인증, 녹색인증, 친환경인증 등 널리 알려진 인증만 해도 6개다. 그 외 조달우수제품인증, K마크, Q마크, ISO9001, ISO14001, 전자파인증 등을 추가로 받아야 해서 품목 하나에 모두 12개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미국의 경우 UL(안전)인증, ETL(고효율)인증, FCC(전자파)인증 등 세개만 받으면 된다. 유럽은 CE(안전), 일본은 PSE(안전)와 JIS(품질)인증, 중국은 CCC(안전·환경)인증을 받으면 되는데 국내에서는 중복·유사 인증을 여러 차례 받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 이사장이 경영하는 조명업체 소룩스의 경우 지난해 인증료로 8억원 정도를 썼다. 지난해 매출 700억원의 1%를 넘는 비용이다. 국내 조명업계 수위를 다투는 소룩스는 생산제품도 많아 연간 4000여 종류의 인증을 받는다.
김 이사장은 "조달청에 납품하기 위해 등록된 조명업체가 600~700개 정도다. 이 회사들이 연간 1500~1800억 정도의 비용을 매년 인증료로 소비하고 있다"면서 "퇴직공무원이 주축이 된 관변·산하단체를 먹여살리기 위한 전형적인 후진국시스템"이라고 한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제경쟁력은 기대할 수 없다. 김 이사장은 "글로벌 조명시장에서 중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크게 나빠진 이 때가 한국 기업에게는 기회인데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해외 바이어들을 만나보면 코리안프리미엄을 10~15% 정도 지불하더라도 한국제품을 쓰고 싶어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에 환율마저 올랐다. 거기다 매출 1~2%를 인증료로 빼앗기다시피 하다보니 생산단가를 낮출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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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국내 산업 대부분이 글로벌 5위권 이내에 포지셔닝 돼 있는데 조명산업은 20위권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면서 "조명산업이 낙후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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