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설계, 장비, 소재·부품, 후공정 가운데
생산 쏠림 현상 심각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반도체 생산, 설계, 장비, 소재·부품, 후공정 분야 가운데 생산만 강한 것은 한국 반도체산업의 약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3일 '한국 반도체가 나아갈 길' 보고서에서 한국 반도체산업의 약점을 이와 같이 분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메모리반도체 생산 부문에서 강점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생산 쏠림 현상이 강해 나머지 설계, 장비, 소재·부품, 후공정 등 분야에 약점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전략적 협력 파트너가 없다.
최도연·고영민·남궁현 연구원은 "한국은 반도체 생산에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설계, 장비, 소재, 후공정 부문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다"며 "전세계 1,2위 메모리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어 생산(91%) 쏠림이 강하지만 생산 외 밸류체인은 크게 약하다. 한국 내 대다수 밸류체인도 메모리에만 집중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약점은 명확한데 이를 보완해 줄 전략적 협력 파트너가 없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다른 나라들이 서로와의 협력을 통해 약점 보완에 나서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미국은 설계, 장비 등 강점을 활용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면서 약점인 생산에 대해 막대한 정부 지원으로 TSMC, 삼성전자 등의 파운드리 팹을 유치하고 있다. 생산이 취약한 일본과 장비·소재 분야가 약한 대만도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서로 협력하기 시작했다.
연구원들은 "반면 한국은 전세계 반도체 4대 강국 중에 혼자 고립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메모리는 비메모리 대비 사이클 성향이 크다는 약점이 있는데, 지금처럼 메모리 생산업체의 개별 역량에만 의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모습은 아니다. 비메모리는 설계 역량 확보가 필요한데 인재들을 유인할 적극적인 인센티브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메모리 부문에서 설계 뿐 아니라 후공정, 고객대응 능력 확보도 중요하다"며 "인재 확보에 대한 산학 협력, 인센티브 등의 지원이 장기적으로 필요하고 장비, 소재, 부품 밸류체인 강화는 더 급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의 K-반도체 전략이 뾰족한 해법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정부는 2030년 세계 최고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K-반도체 전략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510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대해 "자금이 대부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의 투자에서 비롯될 것이라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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