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車·세탁기 빼준다지만
韓, 아직 FDPR 적용국

원천기술·특허 보유 않는 한
언제든 가시권…"수시 점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미지 출처=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미지 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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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미국 정부가 휴대전화, 자동차, 세탁기 등 소비재를 대(對)러시아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적용 대상에서 뺐지만 한국을 전면 제외하진 않은 상태라 기업들이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통제리스트(CCL) 카테고리 3~9에 속하는 전자(반도체) 기업은 물론 조선, 석유화학기업 등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3일 정부에 따르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한국의 FDPR 적용 문제를 두고 미국 상무부 관계자 등과 고위급 면담을 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 한국은 아직 FDPR 적용 대상국이지만 휴대전화, 자동차, 세탁기 등 소비재는 빼준다는 소식이 전부다. 한국 수출기업이 FDPR 사정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은 유효하다는 의미다. 러시아 국방부와 산하 기관, 국영 기업 등 군사 관련 사용자와의 거래만 아니면 제재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안도할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FDPR은 미국 밖의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소프트웨어, 설계를 사용했을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제재조항이다. 전자(반도체), 컴퓨터, 통신·정보보안, 센서·레이저, 해양, 항법·항공전자, 항공우주 등 7개 분야에 관한 세부 기술 전부가 해당한다. 미국과 함께 대러 제재에 나선 유럽연합(EU) 27개국과 호주,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 영국 등 32개국은 FDPR 적용의 예외를 인정 받았지만 한국은 아직 아니다.


이에 일부 조선, 석유화학 기업은 상황을 여전히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보수적인 반응을 보였다. FDPR 규제는 지정학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 적용될 수 있는 통상 규제라 수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FDPR 분야에 해양, 통신정보보안 등이 들어가는 점이 부담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건조 시 미국 소프트웨어가 그대로 적용되는 제품은 없다"면서도 "다만 선박에 탑재하는 외국산 기자재의 경우 미국의 FDPR가 적용되는 기술 또는 소프트웨어 유무 여부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타격으로 인한 간접적인 영향과 2차 피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했다.

다만 우리가 제조 기술 특허를 갖고 있으면 소프트웨어, 설계 등에서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어 FDPR 면제 여부가 영업에 큰 지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술이 러시아로 흘러가지 못하도록 하는 게 FDPR의 핵심인데, 우리가 만드는 생산 공정이 미국 라이센스가 아닌 우리가 따낸 특허대로 진행된다면 관련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런 논리에 따라 정유·배터리·철강 기업 등은 미국의 FDPR 적용 여부가 영업에 큰 지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법조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통상 규제는 언제든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항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EC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미국·EU 등의 對러시아 제재 주요내용과 영향 온라인 세미나'에 연사로 참여한 박효민 법무법인세종 변호사는 "집적회로와 반도체, 개인용 컴퓨터 및 노트북, 사물인터넷(IoT) 등 미국 수출통제리스트(CCL) 카테고리 3~9에 속하는 품목은 언제든 FDPR 사정권에 들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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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 법무법인세종 변호사도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의 제재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거래 등에 관해 제재 적용 여부 및 효과, 예외 여부 및 특별허가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러시아의 대응 조치도 진행되는 만큼 급변하는 상황을 계속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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