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194유로까지 치솟아…유가도 배럴당 110달러 돌파
석탄도 2008년 이후 최고치…밀 올해 30% 올라 곡물도 급등

러시아·우크라 충돌에 공급 막힐라…천연가스·밀 가격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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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에서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원유, 천연가스,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러시아 경제 제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전략적 요충지인 흑해 연안 도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폭등하는 원자재=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장중 최고 60% 급등하며 메가와트시(㎿h)당 194유로까지 치솟았다. 장중 기준으로 사상최고치다. 종가 기준으로는 43% 오른 ㎿h당 174유로를 기록했다.

유가도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7.19달러(7%) 급등해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인 110.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12.51달러까지 치솟았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도 전거래일 대비 7.96달러(7.6%) 올라 112.93달러로 마감됐다. 장중 최고 113.94달러까지 올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하루 산유량을 매달 40배럴씩 늘린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 뒤 하루 산유량을 580만배럴 대폭 줄였던 OPEC+는 지난해 7월 회의에서 하루 산유량을 매달 40만배럴씩 늘려 산유량을 점진적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치솟고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미국 등이 OPEC+에 산유량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지만 OPEC+는 점진적 확대라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석탄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2일 호주 뉴캐슬항에 선적하는 석탄 선물 가격은 t당 446달러를 기록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에만 140.55달러 올랐다. 뉴캐슬 석탄 선물 가격은 지난주 t당 220.95달러로 거래를 마쳤고 이번주 4거래일 만에 두 배로 올랐다. 원유와 가스 가격이 동반 급등하면서 대체 에너지원으로서 석탄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곡물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밀 공급의 29%, 옥수수 공급의 1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밀 선물 가격은 7.6% 오른 부셸당 10.59달러를 기록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밀 선물 가격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밀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30% 이상 올랐다. 옥수수 선물 가격도 2012년 이후 최고치인 부셸당 7.4775달러를 기록했다.


◆SWIFT, 12일부터 러 은행 차단= 유럽연합(EU)은 러시아 7개 은행을 오는 12일부터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키로 결정했다. 다만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가스프롬방크 등 대형 은행 두 곳은 제재 명단에서 빠졌는데 원유와 가스 대금 결제를 위해서다. EU가 여전히 러시아 원유와 가스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러시아 은행들이 SWIFT에서 배제되면서 보험사들은 러시아행 무역선들에 대한 주요 화물 파손 보장 보험인 '해상적하보험(Cargo Insurance)'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운사들이 러시아 주요 항구와 흑해 일대로 상품을 운송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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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천연가스 소비량의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니혼게이자이는 러시아 원유 수입이 중단될 경우 북미?아프리카에서 최대한 조달해도 유럽의 가스 공급이 수요에 비해 10%가량 부족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미국은 이날 러시아 정유사의 원유 및 가스 추출 장비 수출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장비 수출을 제한할 뿐 원유와 가스 수출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조치에는 아직 거리를 두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원유 수출 제재와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에너지, 가스 가격 상승이 미국 소비자에게 충격을 주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키 대변인은 "여전히 (원유 수출 제재는)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뜻과 무관하게 민주당 소속인 에드 마키 상원의원은 이날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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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항로 차질 장기화될 듯=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흑해 주요 항구 도시인 헤르손을 점령하면서 원자재 공급 불안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종결된다고 해도 흑해 주요 항구 도시들의 기능이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우크라이나 수출업자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침공을 막기 위해 주요 항구 주변에 대전차지뢰를 매설했다"며 "사태가 수습돼도 수출이 제대로 재개되려면 최소 2~4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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