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 신상공개 정철승 보완수사요구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검찰이 페이스북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게시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 정철승 법무법인 더펌 변호사(51·사법연수원 31기)에 대한 보완수사를 경찰에 요구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원호)는 지난 21일 경찰에 정 변호사에 대한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검찰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보완수사를 요구한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정 변호사를 기소하기에 부족한 증거의 보강 등 수사가 미진했던 부분에 대한 추가 수사를 요구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해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면서 신설된 제197조의2(보완수사요구)는 송치사건의 공소제기 여부 결정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검사가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정했다.
검사의 보완수사요구를 받은 사법경찰관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 없이 이를 이행하고, 그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 사법경찰관이 검사의 보완수사요구에 따르지 않을 때에는 검찰총장이나 각급 검찰청 검사장이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해당 사법경찰관의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28일 정 변호사를 성폭력처벌법 위반(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 비밀 누설 금지),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업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해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 사건 관련 사실관계'라는 제목으로 3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와 함께 "국가인권위원회가 인정한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사실들은 객관적 증거가 전혀 없고 피해자와 참고인의 불확실한 진술에 근거했다'는 등 정 변호사의 주장이 담겼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해 8월 정 변호사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과거 박 전 시장 사건 수사를 맡아 온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가 해당 고소 건을 이첩받아 수사를 진행하다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했다.
또 피해자 측은 정 변호사가 올린 게시물들이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고 명예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 지난해 9월 일부 게시물의 삭제 명령을 받았다. 법원의 삭제 명령에 불복하던 정 변호사는 피해자 측이 낸 간접강제(금전적 부담을 통한 심리적 압박으로 채무 이행을 강제하는 것)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 직전 문제가 된 게시물을 삭제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해 8월 '박 전 시장이 성추행을 했다'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이유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고소하기도 했다.
진 전 교수가 페이스북에 정 변호사가 "우리나라 그 어떤 남성도 박 전 시장의 젠더 감수성을 능가할 사람은 없었다"고 주장한 내용이 실린 기사를 공유하며 "대부분의 남성은 감수성이 있든 없든 성추행은 안 한다"고 비판한 것을 문제삼았던 것.
형법상 사자(死者)명예훼손죄는 적시한 사실이 허위일 때만 성립하는데 '박 전 시장이 성추행을 했다'는 진 전 교수의 주장이 허위사실의 적시라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풉, 개그를 해라"고 대응한 바 있다. 그는 "고소도 웃기지만 고소하겠다고 말하며 연출하는 저 목소리의 준엄한 톤이 내 횡경막을 자극한다"며 "그럴수록 돌아가신 분 명예만 더럽혀진다. 이제라도 이성을 찾으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정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의 유족이 '박 전 시장이 성적 비위를 저질렀다는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의 법률대리를 맡았다가 유족 측과의 의견 차이로 지난달 법원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인권위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신청 범위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유족 측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이 갈등의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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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시장님과 관련하여 유족을 대리해 진행하고 있던 모든 업무에서 사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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