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조원 든다는 대선후보 공약, 재원조달방안이 매번 부실한 까닭
"공약별 재원조달방안은 현 재정운영 방식과 맞지 않아"
"각각의 공약 소요 비용을 요구하고, 재원조달은 전체 재원 방안으로 물어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면 후보들은 앞다퉈 공약을 발표한다. 솔깃한 공약한 공약들이 가끔 눈에 띄지만,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올해 예산은 이미 다 짜여있고, 내년이라도 수십조원의 돈을 따로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마련할지가 의문이다. 결국 ‘재원조달방안’이 관건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대선후보들의 10대 공약과 관련해 ‘목표’와 ‘이행방법’, ‘이행기간’, ‘재원조달방안’ 등을 공개했다. 실제 공약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아시아경제는 이 가운데 공약의 현실 이행 가능성이 핵심이 되는 ‘재원조달방안’ 중 어느 후보의 공약이 가장 현실성 있는지 전문가에게 문의했다.
답은 ‘판단 불가’ 였다.
문제는 형식에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가령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기초연금을 10만원 더 늘린다고 공약을 할 때, 선관위의 방식은 공약마다 이렇게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묻는 식이다. 결국 각각의 답은 국민에게 걷는 국비와 지방비 활용이거나, 없는 돈을 마련해야 하니 기존에 지출을 줄이거나 없애는 식의 세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밝히면 된다. 이런 이유로 후보들의 재원조달방안은 '국비 및 지방비, 민간투자 자금, 각종 기금 활용 등으로 채울 수 밖에 없다. 간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처럼 ‘특별회계’ 편성,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산업은행을 녹색투자은행 전환', '탄소세 부과' 등의 방안을 대는 정도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구조적으로 선관위의 형식에 문제가 있다"며 "공약마다 재원조달방안을 쓰라고 하는데 이건 저라도 쓸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재정 체계에서 봤을 때 각각의 사업별로 조달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당연히 (각각의 공약은) 국비 및 지방비를 활용하는 것이 정답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즉 공약의 현실성 등을 실질적으로 살펴보려면 다른 ‘형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이 연구위원은 "재원조달방안은 독립된 항목으로 넣어 전체 조달방안을 묻고, 각각의 공약에는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만 넣어야 한다"며 "현재의 방식은 대선후보들에게 (부실한 재원조달방안의) 면죄부만 준다"고 했다. 대선후보별로 대선 공약마다 얼마나 돈이 드는지를 밝히고, 이 돈을 합한 공약의 총비용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돈을 마련할 것인지 재원조달방안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이러이러한 사업을 할 경우 얼마가 들고, 이 모든 공약을 합할 때 250조원, 해마다 50조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뒤 별도의 재원도달방안 항목을 통해 이 50조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밝히자는 것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