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이해득실
美 인도ㆍ태평양 무게 중심 유럽으로 이동…미ㆍ중 갈등 소강
대놓고 러시아 지지할 경우 국제사회 신뢰 및 이미지 추락 우려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일촉즉발 위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 입장을 지지하고 있지만 대놓고 러시아를 두둔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대만 독립과 남중국해 영유권,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 등을 놓고 미국과 사사건건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가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 중국은 지정학적 변화로 미국의 핵심 관심사가 우크라이나 쪽으로 기우러질 수밖에 없다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한 이후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진영의 게임이 더욱 복잡해 졌다면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미국 등 서방진영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동진정책에서 비롯됐다고 23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지지,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 등 미국의 약속 위반에 있다고 지적하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스스로 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중립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주장을 전했다.
중국, 美 인도ㆍ태평양 전력 분산 촉각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의 독립 인정에 대해 사실상 2015년 민스크 평화협정 폐기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와 관련, 미국이 인도ㆍ태평양 지역보다 유럽에 더 많은 자원을 배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전망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적어도 앞으로 몇 년 동안 미국은 유럽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치열한 전략적 경쟁 무대가 인도ㆍ태평양에서 유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구시보는 러ㆍ미간 일촉즉발 상황에서 미국이 인도ㆍ태평양 전략을 추진할 수 없을 것이며 이를 고집한다면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축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해석된다. 또 해당 지역에서 미국의 소홀해진 틈을 이용, 중국의 영향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 관계가 중국 입장에서 오히려 득일 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中, 국제사회 신뢰 추락 우려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중국은 그간 다자주의 등 유엔(UN)의 역할을 강조해 온 만큼 자칫 자기모순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전날 중국 외교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쏟아진 외신 기자들의 우크라이나 관련 질문에 모든 국가의 정당한 안보 문제는 존중돼야 하며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은 공동으로 수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외신들은 러시아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독립 승인에 대한 우크라이나 주권 침해 문제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유엔 헌장 원칙 위배 언급, 미국 등 서방 진영의 러시아 제재에 대한 중국 입장,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 여부 등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따져 물었지만 중국 외교부는 모든 당사자 간 협상 및 이견 해결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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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두둔했다가 자칫 러시아와 함께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중국 외교부가 원론적인 입장만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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