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크림사태 땐 급등 후 안정화

22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무력 충돌 우려에 하락 마감했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22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무력 충돌 우려에 하락 마감했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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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금리 인상에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위기가 고조되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金)’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커지는 불확실성에 주식·채권은 물론 가상자산 시장까지 요동치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치솟고 있어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뱅캥을 취급하는 3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지난 18일 기준 금 예금통장 잔액은 69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 대비론 119억원, 전년 동월 말 대비론 752억원 증가한 수치다.

금이 다시 주목을 받는 것은 금리 인상에 더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위기가 고조되면서 증권시장·가산자산 시장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취급 받는 금 시세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는 2706.79로 연초 대비 약 9% 줄고 비트코인 가격 또한 이날 오전 8시 기준 개당 약 4528만원으로 약 18% 빠진 반면, 금값은 상승 추세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제 시장에서 트라이온스(T.oz)당 금 가격은 1900.05달러로 연초 대비 약 9% 가량 올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악재 그 자체보다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확실성"이라며 "러시아가 전면전을 선택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이 불가피한 만큼 이런 상황이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향후 금 시세 추이가 우크라이나 사태의 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돈바스 지역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출병을 선택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면전을 염두에 두느냐, 이번 갈등이 돈바스 지역에서의 국지전에 그칠 것이냐 등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2000년대 이후 주요 사례를 보면 전쟁 또는 군사적 긴장 강화가 반드시 장기적인 금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 사태의 프리퀄(prequel)이라 할 수 있는 2014년 크림반도 사태 당시를 보면 위기가 한창 고조되던 2월 초순엔 금 가격이 온스(oz) 당 1324.90달러로 연초 대비 6.5% 급등했지만, 정작 크림공화국이 러시아에 편입되고 돈바스 지역에서 내전이 발생한 3월 이후론 금값이 하락세를 보였다.


전면전이 발생하더라도 단기전에 그칠 경우 빠른 안정화 추이를 보인 경우도 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의 경우 개전(開戰) 전인 2월 한때는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금 값이 온스 당 381.88달러로 전년 말 대비 약 10% 급등했으나, 3월 하순 전쟁 발발 후 4월엔 326.60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빠르게 제 궤도를 찾았다. 이는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5월 종전을 선언하는 등 이라크 전쟁이 단기전 성격이었던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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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금값 상승은 군사적 긴장에 더해 긴축의 영향이 크다는 점이 이전 크림 사태와의 다른 점"이라면서 "전반적으로 이런 불확실성들이 선(先) 반영돼 있는 상황인 만큼, 전면전 등의 상황이 아니라면 금 가격 급등세가 장기화 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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