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호소하는 의료진…요양병원 의료붕괴 현실화
오미크론 확산 두 달 만에 집단감염 두배 이상 늘어
"한계 다다랐다" 절박…"우선적으로 4차 접종 이뤄져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만9573명 발생한 22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병상 가동률은 사실상 만실이고 직원들도 지쳐가고 있습니다. 곧 한계에 부딪힐 것 같아 걱정입니다."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한 확산세로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집단감염 급증에 요양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이 ‘번아웃’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이어져 전체 의료 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요양병원·시설 코로나19 관련 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4주간 집단감염이 발생한 요양병원·시설은 209곳, 확진 환자는 7336명에 달한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확진자가 늘었던 지난해 12월 60건·2212명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달 75건·3151명으로 증가했다. 이어 유행이 거세진 이달 들어서는 165건·5330명으로 급증했다. 두 달 만에 집단감염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최근 1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집단감염 시설 14곳 가운데 절반인 7곳이 요양병원이었다. 전북 전주시 요양병원 2곳에서만 285명이 확진됐고, 전남 나주시와 목포시의 요양병원에서도 각각 133명, 13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와 함께 대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144명,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16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한 주(13~19일) 동안 31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는데, 수도권 7곳·비수도권 24곳으로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종사자·환자에 대한 선제검사에서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은 이달 첫째 주 221명(양성률 0.06%)에서 둘째 주 1037명(양성률 0.177%)으로 크게 늘었다.
요양병원 현장에서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진·종사자까지 감염되는 사례가 늘면서 환자를 돌볼 여력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경기도 A요양병원 관계자는 "병상 가동률이 사실상 100%인 상황"이라며 "확진자가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위드 코로나 때보다도 지금이 더 힘들다. 일하는 모두가 지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환자들이 워낙 고령에다가 예후가 좋지 않아 위중증으로 악화되는 상황도 부지기수다. B요양병원 관계자는 "환자 상당수가 기저질환이 있는 데다 나이도 많아 중환자 병상이 있는 상급병원으로 보내는 일도 잦다"며 "아직 중환자 병상에 여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계속 이렇게 가면 장담하기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전문가들은 우선 감염취약시설을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이 커지면 가장 많이 타격을 받는 곳이 요양병원·시설인데, 최근 2~3번씩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곳도 늘고 있다"며 "4차 접종을 유도하고 시설 개선 등을 서두르지 않으면 3~4월에는 대규모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이어 "요양병원·시설은 전문적 관리를 감당할 상황이 되지 않아 교육이 중요하다"며 "서울시에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감염관리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이 전국 단위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