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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 가짜 깃발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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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친러반군 조직인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지배지역인 몰로디즈네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폭격을 받은 학교건물을 병사들이 점검하고 있다. 친러반군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선제공격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몰로디즈네(우크라이나)= 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친러반군 조직인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지배지역인 몰로디즈네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폭격을 받은 학교건물을 병사들이 점검하고 있다. 친러반군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선제공격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몰로디즈네(우크라이나)=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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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 조직간 교전이 심화되면서 러시아의 ‘가짜 깃발 작전(False Flag)’이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짜 깃발 작전이란 원래 16세기 카리브해를 약탈하던 해적들이 적국이나 중립국 깃발을 달고 적선 가까이 접근해 기습공격을 하는 기만술에서 시작됐다. 19세기 이후에는 정식 군사작전에 포함되면서 각국의 주요 전략으로 사용됐다. 전투 전 적군으로 위장해 적진에 들어가 교란작전을 벌이는 행위로 주요 쓰였다고 한다.

이후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일부러 적군 깃발을 단 요원들이 아군의 철도나 도로를 기습, 폭파시켜 전쟁의 명분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바뀌었다. 중일전쟁의 주요 불씨가 된 1931년 7월7일 발생한 ‘루거차우오(盧溝橋)’ 사건과 같이 적군의 공격이 없었지만 있었던 것처럼 꾸며 명분을 만드는 작전이 대표적인 가짜 깃발 작전으로 불린다. 1939년 소련의 스탈린 정권 당시 핀란드를 침공한 겨울전쟁에서도 소련이 전쟁명분으로 가짜 깃발 작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러시아는 이미 돈바스 지역에서 수차례 가짜 깃발 작전을 수행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러시아 정규군인들과 러시아제 무기를 친러 반군 조직원처럼 꾸며 돈바스 지역에 유입시킨 사례는 이미 2014년 크림반도 침공 이후부터 수차례 지적받아왔다.


우크라이나 내 아예 존재하지 않는 러시아제 신형 탱크들과 장갑차들이 친러 반군 조직에서 촬영되자 러시아군도 더 이상 발뺌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출신 러시아 병사들이 군의 명령없이 자발적으로 고향을 지키겠다며 탱크를 몰고 갔다는 뻔뻔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군사개입 명분을 위해 자기네 군대를 병사가 멋대로 탱크를 몰고 나갈 수 있는, 소위 ‘당나라군’으로 묘사한 셈이다.

현재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친러 반군 조직인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지역을 먼저 포격했다며 노골적인 가짜 깃발 작전에 나서고 있다. 전면전을 치를 명분을 어떻게든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20세기까지 유효했던 가짜 깃발 작전은 제대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가짜 깃발 작전이 예전처럼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보통신망의 발달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간 인공위성 업체들이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는 러시아군의 위성사진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현지 사진들로 정보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가 전통적인 가짜 깃발 작전이 통용된 마지막 전장이 될지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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