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14조원→16조원+알파(α)→17조5000억원→대선 후 ○○조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증액은 절대 안 된다'던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가 당정 논의를 거치며 계속 확대되고 있다. 여야가 합의해도 버티겠다던 재정당국은 힘이 잔뜩 빠진 정권 말인데도 여당의 압박에 조금씩 추경 규모를 늘리는 실정이다. 대선 후 차기 정권이 출범하면 어느 쪽이 당선되든 수십조원 단위의 추경 편성은 불가피할 걸로 보인다. 국가채무가 1000조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넘어선 상황에서 선심성 돈 풀기로 인한 재정 적자 만성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실 지난 여러 차례의 대선을 돌이켜 보면 여야 후보가 한목소리로 이렇게 헬리콥터처럼 돈을 뿌린다고 했던 선거가 있었나 싶다. 미래 세대를 위해 나라살림을 챙기겠다는 후보는 눈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지난 몇 차례의 선거를 거치며 여야 모두 선거 직전 돈 풀기의 위력을 알아버린 것 같다.


그러나 '매표행위'에 취한 정치권의 폭주는 이번 선거가 끝이어야 한다. 나랏빚은 아랑곳하지 않는 선심성 돈 풀기, 퍼주기 공약으로부터 나라살림을 지킬 수 있는 최후의 보루는 국가채무, 재정적자 한도를 법으로 정한 '재정준칙' 도입 뿐이다. 선거 전이야 어찌 됐든 대한민국을 이끄는 차기 대통령은 1년 넘게 국회에서 헛바퀴를 돌고 있는 재정준칙 법제화를 국정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전 세계 126개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선 36개국이 도입한 재정준칙 없이도 우리 재정당국은 암묵적인 기준 아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정치권이 이 기준을 마구 흔드는 후진적 행태를 보이면서 재정준칙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당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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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율이 2021~2026년 연평균 5.4%로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랏빚이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660조2000억원에서 2021년 965조3000억원으로 급증한 것을 보면 무리한 예측이 아니다. 복지 정책도 나라 재정이 튼튼할 때 가능하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재정 적자가 만성화 되면, 그 땐 이미 늦는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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