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이현우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며칠 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극으로 치달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에서 조만간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사태 해결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국경지대에서 러시아군 주력 전투 부대의 75%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배치된 급박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미러 정상회담 성사...우크라 사태 극적 해결되나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 등에 따르면 이번 미·러 정상회담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제안으로 갑자기 성사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15분 통화하고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다만 이번 회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는 조건에서만 열리게 된다. 당초 오는 24일 예정됐던 미·러 외무장관 회담은 정상회담 의제를 준비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날 젠 사키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원칙적으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수락했다"면서 "우리는 항상 외교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확인했다.


마크롱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는 급박했다. 러시아가 당초 이날 종료 예정이던 벨라루스와의 합동 군사훈련을 돈바스 지역 분쟁을 이유로 연장하자, 이례적으로 일요일인 이날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2시간가량 대응책 논의에 나섰다. 회의 직후에는 당초 예정됐던 델라웨어주 윌밍턴행(行)도 취소했다. 다른 주로 이동하는 대통령의 일정이 이처럼 급박하게 취소된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중앙)이 일요일인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중앙)이 일요일인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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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그만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침공 결심을 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잇달아 확인되면서 긴장감은 더 고조됐다.


CNN은 이날 미 관리를 인용해 러시아군의 160개 대대전술단(BTG) 중 120개가 우크라이나로부터 60㎞ 내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군 주력 전투 부대의 75%에 달하는 규모다. CNN은 "이 외에도 이미 알려진 50개 방공대대 가운데 약 35개 대대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배치됐고, 50대의 중·대형폭격기와 500대의 전투기 및 전투폭격기가 우크라이나 타격 거리 내에 있다"고 전했다. 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 반군까지 포함할 경우 국경 인근의 러시아군은 최대 19만명으로 추산된다.


◇침공 경계감 남겨...회담 수락한 백악관 "곧 총공격 준비하는 듯"

이와 함께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의 군 지휘관들이 침공 진행 지시를 받았다는 정보도 입수했다.


CBS 페이스더네이션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현재 이 같은 지시에 따라 국경으로 더 가까이 이동하고 있으며 지휘관들 역시 구체적인 지상 작전을 세우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침공 결심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이유도 이러한 정보에 기인한 셈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일은 푸틴 대통령이 침공을 하기로 한 결정이 진전되고 있음을 말해 준다"고 우려했다.


[종합]전운 감도는 우크라…미러 정상회담 성사, 변곡점 될까 원본보기 아이콘

미국은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거듭 밝혔듯 침공이 시작되는 그 순간까지 외교를 추구할 것"이라면서도 "러시아가 전쟁을 선택하면 신속하게 심각한 결과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성명 마지막에 "현재 러시아는 곧 우크라이나에 대한 총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여 우려를 표했다. 미러 정상회담이 준비되는 가운데서도 침공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판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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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처럼 미 정부가 실시간으로 러시아군의 행보와 시나리오를 공개하고 있는 것이 러시아의 침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전문가인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트위터에서 "실시간 정보를 공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방식에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려던 러시아의 전략이 가로 막히고 있다"며 "러시아는 미국의 침공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봤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그간 러시아가 분쟁지역의 무력충돌 책임을 우크라이나 측에 돌리며 침공 구실로 삼으려는 이른바 ‘가짜 깃발 작전’을 경고해왔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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