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 ESG가 핫하다. 필자가 ESG 컨설팅을 하면서 느낀 점은 ESG는 역사가 꽤나 오래 됐는데도 불구하고 ESG를 보는 시각이나 목적이 생각보다 잘 이해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ESG 전문가라는 사람들조차 ESG가 기업의 윤리, 사회적 활동을 위해 주주의 재무적 이익을 훼손해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놀라울 뿐이다.
ESG는 2006년 코피 아난 UN 전 사무총장이 발표한 6가지 UN 책임투자원칙(UN PRI)을 근간으로 정립한 개념이다. 시작 자체가 투자원칙이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투자와 함께 언급된다.
ESG 가운데 E는 녹색·탄소금융에서, S는 SRI투자에서, G는 윤리투자에서 파생된 개념이다. 즉 ESG투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지금까지 여러 방식으로 추구하던 금융적인 노력을 한데 모아 포괄적으로 실천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ESG는 금융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미 1760년대부터 죄악주(술, 담배, 카지노 운영 같이 사회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지 않는 윤리투자는 존재해 왔다. 이런 개념을 기초로 1928년 파이오니어 펀드에서 처음으로 죄악에 투자하지 않는 배제적 스크리닝 전략의 펀드를 출시했고 베트남전쟁을 전후해서 윤리투자는 SRI, 사회책임투자로 발전하게 된다. 사회책임투자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인권, 환경, 노동, 지역사회 공헌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성과를 잣대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고, 이 SRI가 ESG의 S로 발전하게 됐다.
필자도 ‘ESG 투자를 할 때 제외해야 할 산업이나 기업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특정 부문·국가·기업의 투자를 금지하면 투자 범위가 아주 좁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투자 범위가 좁으면 그만큼 수익을 얻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배제적 스크리닝이 대부분 실무 투자 분석 이전에 시행되는 점이다.
ESG 투자의 대원칙은 증권 선택, 포트폴리오 구성 등 투자 의사를 결정할 때 기존 재무 정보와 ESG 정보를 함께 다루는 것, 그래서 범위 안에 있는 모든 부문·국가·기업에의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다. 투자 범위를 좁히는 것이 아니라 ESG 정보를 적용해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의미다. 특정 부문·국가·기업을 기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ESG 통합이 아니라 오히려 여기에 반하는 행위다.
ESG 투자를 위해 포트폴리오 수익을 희생하는 것은 옳지 않다. 왜 ESG 통합을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투자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다. 잠재적인 투자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다.
필자가 가장 놀란 점 중 하나가 새 투자모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받은 것이다. 소위 ESG 전문가들이 투자모델을 ESG에 맞춰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이야기하면서.
ESG 요인을 활용한 투자도 기업에 대한 투자다. ESG 요인은 그 기업의 일부일 뿐이다. 이미 우리는 훌륭한 기업분석 모델을 가지고 있다. ESG를 적용하기 위해 그 모델을 다 바꿔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ESG는 투자 프로세스를 보완하는 보조 수단으로 보아야 한다. ESG 통합을 위해 기존 투자 프로세스를 크게 바꿔야 한다면? 주객전도다. ESG 정보를 고려하도록 투자 프로세스를 간단히 수정하면 충분하다.
정리를 하자면 다음과 같다. 1) ESG는 금융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2) 죄악주에 대한 배제적 스크리닝은 옳지 않다 3) ESG를 위해 재무적 수익을 희생해서는 안된다 4) 새로운 투자 모델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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