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벼랑 끝 中企] 개발자 인력난, 대-중기 디지털 격차 커져
中企서도 개발자들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저변 마련돼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디지털전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사이 대기업과 디지털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개발자 등 IT 전문 인력 확보에서의 차이 때문이다. 최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의 산업 적용이 확대되며 대기업, IT기업, 유망 스타트업 가리지 않고 고액 연봉을 내걸고 개발자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중소기업에서 능력 있는 개발자를 데려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이커머스 플랫폼과 경쟁해야하는 소매유통업체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매출은 타격을 입었지만 비대면으로 주문을 받아 배송을 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여력은 없는 곳이 대부분인 것이다. 외주로 시스템을 도입해도 유지·보수하고 관리할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결국 전문 인력이 없어 기존 플랫폼에 입점, 10%가 넘는 수수료를 부담해야하는 상황이다. 송유경 경기남부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자체 개발인력이 확보돼 있는 대기업, 중견기업 등과 달리 중소기업은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며 "정부 각 부처에서 지원책을 얘기하지만 따로 움직이다보니까 현실적으로 지원이 와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현장에선 쓸 만한 중·고급 인력이 모자란다고 아우성 치지만 채용 공고를 내도 중소기업엔 당장 현업에 투입하기 어려운 저숙련 개발자만 지원을 하는 게 현실이다. 또 중소기업에서 능력을 키운 인력이 있으면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에서 빼내 가기 일쑤다. 중소기업계에서 IT인력을 선발해 육성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도는 이유다. 여기에 주52시간제는 중소벤처기업의 인력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전 업종에 걸친 기술인력의 심각한 구인난과 함께 주52시간제 도입 등 경직된 노동정책은 벤처기업의 인력난을 가중시켰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들이 현실적으로 부족한 IT인력 수급을 위해 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중소벤처기업 사업 구조전환 대응 동향 조사에서 디지털 전환 대응을 위해 필요한 지원정책 방향으로 ‘디지털 전문인력 지원’을 꼽는 곳(38.5%)이 가장 많았다.
업계에선 연봉이나 처우의 문제보다는 IT인력이 중소기업에서도 본인 성과나 전문성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개발자 출신의 한 에듀테크 스타트업 대표는 "능력 있는 개발자들은 대기업 명패나 높은 급여보다는 능력을 발휘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를 따라 움직인다"며 "중소기업에서도 개발자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저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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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인력이 다른 직종에 비해 노동유연성이 높은 만큼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떠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곳과 전문 인력을 잇는 고리 역할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있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지금은 같은 기술을 가지고도 중소기업에선 이를 발휘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중기에서도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만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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