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는 10일부터 새로운 방역체계 시행
재택치료 환자 '이원화'…중증화율 높은 고위험군 집중 관리하기로
정부 책임은 줄이고 '셀프'에 초점 맞춘 방역대책…학교에도 방역업무 일부 분담
확진자 및 접촉자 관리 느슨해져…사실상 '방치' 아니냐는 비판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흘째 3만명대를 기록한 8일 서울역 앞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흘째 3만명대를 기록한 8일 서울역 앞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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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10일부터 새로운 방역체계 시행을 예고했다. 재택치료 환자를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로 이원화해 중증화율이 높은 고위험군에 대한 건강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확산 방지를 위해 대응 전략을 전환한다. 그 과정에 이른바 '셀프' 재택치료도 있어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제대로 된 치료가 될 수 있느냐 하는 불안감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청 청장)은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에 맞는 방역·의료 관리체계로 방역대응 전략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질병청과 국내외 여러 전문가들의 예측 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영향으로 2월 말경에는 국내 확진자가 13만∼17만명 수준까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제는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에 부합하는 방역·의료 관리체계를 도입할 시점이다. 기존의 선제적이고 촘촘한 3T(검사·추적·치료) 전략에서 대규모 확진자·격리자 발생에 대응하면서 사회필수기능 유지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방역대응 전략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편안은 확진자 폭증에 따른 방역·의료 체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하루 확진자 10만명 이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정된 의료 자원을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중대본은 하루 2회 재택치료 환자에 대한 건강 모니터링을 60세 이상,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집중관리군' 한정해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포함되지 않는 60세 미만 무증상·경증 환자는 '셀프' 재택치료에 들어가게 된다.


7일 시민들이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만5286명 늘어 누적 104만4963명으로 집계됐다. /문호남 기자 munonam@

7일 시민들이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만5286명 늘어 누적 104만4963명으로 집계됐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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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역학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확진자가 직접 동선이나 인적사항, 근무 환경 등을 기록하는 '자기기입식 조사서'도 도입한다. 환자가 설문조사 URL 주소에 접속해 접촉자 등을 기입하는 방법이다. GPS를 이용한 자가격리앱은 폐지하고, 대응인력을 방역·재택치료 인력으로 전환한다. 동거가족 격리제도도 간소화돼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7일간 공동격리 후 추가격리를 없애고, 필수 외출은 허용한다.


문제는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 관리로 젊은층 기저질환자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1인 가구, 임신부 등 방역 사각지대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코로나19에 걸려 1주일간 재택치료를 받았던 고등학생 2학년 송모군(17)이 격리해제 4일 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재택진료에 대한 허점이 제기된 가운데, 방역체계를 시민 자율에 맡기는 건 사실상 방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도 이날 2022학년도 1학기 방역 및 학사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초·중·고 정상 등교를 원칙으로 하되 전교생 3%가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격리 등으로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이 15%를 넘길 경우(3%·15% 룰) 방과 후 수업 등 대면 교육활동과 등교 수업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학교 내 확진자가 발생하면 방역 당국이 제시한 기준에 맞춰 학교가 자체적으로 접촉자를 분류해 PCR(유전자증폭) 검사나 신속항원검사를 해야 한다.


확진자는 방역 당국이 관리하지만 접촉자는 학교가 직접 조사해야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다 보니 교원단체에서는 반발이 잇따랐다. 전국교직원조합(전교조)은 7일 논평을 내고 "학교에 사실상 방역 당국의 역할 수행을 지시한 '학교방역 강화 방안'"이라며 "학교에 과도한 방역업무와 책임 부과로 학교 교육활동이 마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자체 방역을 강조하면서 학교에 방역 책임을 전가한다는 것이다.


시민들도 새 방역체계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20대 직장인 A씨는 "방역 정책이 자꾸 바뀌다 보니까 헷갈린다"며 "확진자가 늘면서 의료체계에 부담이 가는 건 알겠지만 셀프 방역은 불안하다. 말이 셀프 역학조사지 감시하는 사람도 없고 거짓말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도 "요즘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아무나 못 한다. 이런 상황에 역학조사를 정부가 안 하면 자신이 확진자여도 모르는 경우가 생기는 거 아니냐"며 "거리두기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는 그대로 한다고 해도 확진자 관리를 못 하면 무슨 소용이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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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느슨해진 방역·의료체계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패스 정책이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유행 상황을 지켜보며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8일 백브리핑에서 "거리두기는 유행 상황을 평가하면서 중증화율, 치명률, 의료체계 여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완화가 가능할지 보겠다고 한 바 있다"며 "방역패스에서도 변동될 사항이 있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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