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만나는 숄츠, 국내외 비난 여론 잠재울까
7일 백악관에서 미·독 정상회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취임 후 첫 미·독 정상회담에서 최근 서방의 러시아 제재 조치 논의 과정에서 제기되는 독일에 대한 비난을 잠재우고 우방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주요 외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숄츠 총리는 7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해 12월 숄츠 총리의 취임 후 첫 미·독 정상회담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대러시아 대응 노선에서 미국과 독일이이 다소 엇갈린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병력 3000명 추가 파병을 결정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압박 노선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독일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 병력 증강을 위한 무기 운송을 거부하면서 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숄츠 총리는 국내외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독일 야권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숄츠 총리가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는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점령했을 때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의 적극적인 대응과 비교해 비난을 가하기도 한다. 야당인 기독민주당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는 "유럽의 평화와 자유가 큰 위기에 직면했는데 총리가 보이지 않는다"며 "전임 총리들은 숄츠와 다르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숄츠 총리 입장에서는 내부를 단속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숄츠 총리가 속한 사회민주당과 연정을 꾸리고 있는 녹색당은 전쟁을 반대하며 또 다른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은 러시아와의 대치를 원치 않는다.
사회민주당 소속으로 독일 총리를 역임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지난주 러시아 가스기업 가스프롬의 이사에 지명된 것도 숄츠 총리에게 골치아픈 대목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퇴임 후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 건설에서 역할을 맡는 등 러시아에 우호적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되레 우크라이나를 비난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독일 마셜 펀드의 울리히 스펙 선임 펠로우는 숄츠 총리가 외교 부문에서 경험이 부족한 편인데 취임하자마자 최근 몇 년 중 가장 큰 세계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주 슈피겔 보도를 통해 에밀리 하버 주미 독일 대사의 메모가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하버 대사의 메모에는 미국 의회가 독일을 러시아 제재 조치의 걸림돌로 보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독일의 가장 큰 관심사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확보하는 것이며 이에 독일이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동침을 택했다는 것이 미국 공화당 의원들의 시각이라는 것이다.
지난주 롭 포트만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나토 회원국이 무기 운송을 승인하지 않아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무기를 공급받지 못 하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독일을 겨냥했다. 독일이 나토군 병력 강화를 위한 무기 운송을 거부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독일 싱크탱크인 세계공공정책연구소(GPPI)의 토르스텐 베너 이사는 "미국에서 독일의 위상이 무너지고 있다"며 "숄츠 총리가 신뢰 회복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독일 관계자들은 미·독 정상회담에서 양 국이 다시 신뢰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독일 관계자들은 두 정상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저지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며 특히 독일이 서방이 마련한 러시아 제재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주장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미 국가안보 보좌관은 6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독일은 견해차를 줄이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두 나라는 러시아 제재 조치에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독일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군사적으로 큰 힘을 주지는 않았지만 막대한 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군사적 관점에서 독일은 나토 동맹의 동쪽을 방어하는 중요한 거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독일 정부는 앤서니 블링컨 미국 재무장관, 빌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바이든 정부 주요 관계자들을 잇달아 독일로 초청키도 했다. 이와 관련 숄츠 총리가 막후에서 적극적으로 미국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숄츠 총리는 방미 후 수도 베를린에서 발트해 3국 정상들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14일 우크라이나, 15일 러시아를 잇달아 방문한다. 숄츠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남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독일 내에서 숄츠 총리의 발언이 푸틴 대통령에게 더 신뢰를 느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이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우호적인만큼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하지만 페섹 펠로우는 독일이 푸틴 대통령의 행동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섹 펠로우는 "러시아는 대화 상대로 독일을 더 이상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독일을 미국의 영향이 미치는 일부로 보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