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급등하자…철강-조선 후판 협상전 주목
조선, 수주행진에 찬물…가격 유지 강력 주장
철강, 실적과 연결 납품가에 상승분 반영해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국내 철강-조선업계가 벌이고 있는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전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철강생산 감소 등으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조선업계는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적자를 끊어낼 수 있는 지가 달린 만큼 가격 유지를 강력 주장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후판 가격이 오르면 최근 회복세인 수주 행진에 찬물을 끼얹을 수 밖에 없어서다. 반면 철강사들은 작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최근 철광석 가격이 급등한 만큼 납품가에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후판 가격이 실적과 연결되는 만큼 업계 간 팽팽한 줄다리기는 올해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철광석의 시장전망지표는 두달째 ‘주의’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중국 수입 철광석 가격은 1월28일 기준 t당 139.5달러로, 11월26일 99.4달러에 비해 두 달 새 40달러(40.3%)나 인상됐다. 지난해 3분기 t당 200달러를 넘어섰던 것에 비하면 나쁘지는 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이달 내 선박 건조 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후판의 납품가를 정하는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후판은 6mm 이상 두께의 열연강판으로,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만TEU급 초대형컨테이너선은 5만t의 후판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후판가격이 t당 1만원만 올라도 초대형유조선은 약 3억6000만원, 초대형컨테이너선은 약 5억원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가격 변동에 따라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다.
조선업계는 공생을 위한 가격 안정화를 강조한다. 지난해 후판 가격을 상·하반기에 t당 각각 10만원, 40만원씩 올리기로 합의하면서 4년 만에 인상한 만큼 더 이상 가격 조정은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새해 들어 지난달에만 7조원 규모가 넘는 수주 성과를 기록했지만, 후판을 포함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에는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작년과 유사한 수준의 후판 가격을 유지한다는 기조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게 될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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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철광석과 유연탄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도 한·중·일 철강사의 공급이 늘지 않으면 후판가격은 당분간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철강·조선산업 경쟁력의 확대를 위해 긴밀한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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