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70조 폭탄으로 갖고 노는 공매도…선진국지수 위한 전면 재개 '개미 분통'
금융당국 상반기 내 공매도 전면 재개 추진 목표 세워
개인 투자자 반발에 대선주자들 "허용 전 제도 개선 필요"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이명환 기자] 71조4281억원.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서 외국인이 공매도한 금액이다. 외국인이 차지한 코스피와 코스닥 공매도 비중은 각각 77.29%, 66.92%. 그야말로 공매도는 '외국인의 놀이터'라는 게 증명이 된 셈이다. 새해에도 변함은 없었다. 외국인의 공매도 활개로 한국 주식 시장은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상반기 내 공매도를 전면 재개할 방침을 세워 개인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다만 이들의 표심을 의식한 대선주자들은 '공매도 전면 허용'을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재개 여부와 시기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목표로 하는 일정은 ▲2022년 6월 관찰국 등재 ▲2023년 6월 MSCI 선진지수 편입 여부 결정 ▲2024년 6월 MSCI 선진지수 실제 편입 등이다. MSCI가 요구하는 핵심 조건 2가지 중 외환시장 개선은 이미 공식 발표했고 또 다른 조건 중 하나인 공매도 전면 재개는 상반기 내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정부 목표대로 오는 6월 관찰국 리스트에 오르려면 늦어도 5월까지는 공매도를 전면 재개해야 한다"면서 "3월 대선 등을 고려하면 이달 중 공매도 재개 결정, 3~4월 중 공매도 전면 재개의 수순을 예상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변수는 개인의 극심한 반대와 대선주자들의 목소리다. 이들은 개인이 공매도에 있어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공매도 전면 허용을 위해서는 선제 조건이 필요하다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공매도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조하면서 금융당국 역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도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금융당국과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전면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개인이 분통을 터트리는 이유는 명확한 수치로 나타난다. 지난 1월 코스피와 코스닥 공매도 금액은 각각 11조5033억원, 3조4758억원. 이 중 외국인의 비중은 각각 71.46%, 68.61%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공매도가 재개된 5월3일부터 마지막 거래일인 12월30일까지 외국인은 압도적인 비중(77.29%, 66.92%)을 자랑했다.
기관은 지난 1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서 각각 26.61%, 28.7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비중은 각각 20.87%, 30.59%로 집계됐다. 개인은 공매도에서는 한참 뒤처져 있다. 비중은 지난 1월 기준 코스피 1.93%, 코스닥 2.65%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각각 1.84%, 2.49%로 더 낮았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MSCI 선진지수를 도전하기 위한 공매도 전면적 재개는 고밸류에이션 개별종목에 부정적인 이슈"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 역시 "제도 개선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가 재개되고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다면 여전히 이득은 개인의 몫이 아닌 외국인 차지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연구원도 "당장 재개되는 시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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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선진지수 편입 시 득실에 대한 의견마저 갈린다. 한국경제연구원은 MSCI 선진지수의 편입으로 외국인 자금이 약 159억~547억달러 유입돼 코스피가 3418~4035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한국 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로 승격될 경우 약 28억3000만달러(3조3800억원)의 패시브 자금이 순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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