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명배 교수 "정부의 '선 투자·착한 빚' 논리는 허구"
차기 정부에 "재정지출 효과에 대한 맹신 버려야"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문재인 정부가 총 10번에 걸쳐 15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지만 경제 성장에는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6일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 5년 평가:문재인 정부의 경제·재정 정책이 어디로 왜 잘못 갔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염 교수는 "단기적 경제위기 극복 방안으로서의 재정 역할을 강조한 케인스 이론을 정부가 지나치게 확대해석해 재정이 국가의 모든 문제를 치유·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나 요술 방망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며 정부가 '재정 중독', '재정 만능주의'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주장하는 '선 투자', '착한 빚' 논리는 허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정이 선투자 역할을 하려면 정부지출 증가분보다 경제성장 폭이 더 커야만 한다"며 "이는 경제성장 폭을 정부지출 증가분으로 나눈 재정지출 승수가 1보다 커야 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 지출 및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넣어 계산한 결과 재정승수의 크기는 재정 확대 폭이 20조원대 이하로 작았던 2017~2018년에는 1보다 높았지만, 2019년부터 재정 확대 폭이 40조원대 이상으로 커지면서 1 이하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염 교수는 "정부지출이 정작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최근 들어 대폭 늘어난 재정지출은 생산성이 큰 부문에 투자된 것이 아니라 긴급재난지원금, 소상공인 피해 보상용 지원, 재정 일자리 사업 등 현금성 복지지출 등 비생산적 사회 보장성 이전지출에 주로 사용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빚을 일시적으로 지더라도, 나중에 더 많은 돈을 벌어 빚을 갚을 수 있다는 주장도 비판했다. GDP 규모를 이용해 추경의 경제성장 효과를 계산한 결과 2019년 1조9000억원, 2020년(1·2차 추경 포함) 9조6000억원이었는데 여기에서 적자국채 발행액을 차감한 순손익은 두 해 모두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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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교수는 "빚을 내서 투자해 추가로 벌어들인 돈이 추가로 빚진 돈보다 적다는 뜻"이라며 "착한 빚 논리는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단순 정치구호 수준에 불과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차기 정부는 재정지출 효과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신을 버려야 한다"며 "빚을 늘려가며 정부지출을 확대할 경우 재정중독으로 인한 숙취 현상으로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져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국민 고통을 가중하는 이른바 '빚의 복수' 현상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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