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 어렵습니다. 알쏭달쏭한 용어와 복잡한 뒷이야기들이 마구 얽혀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알기 위해 수십개의 개념을 익혀야 할 때도 있죠. 그런데도 금융은 중요합니다. 자금 운용의 철학을 이해하고, 돈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려면 금융 상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이에 아시아경제가 매주 하나씩 금융이슈를 선정해 아주 쉬운 말로 풀어 전달합니다. 금융을 전혀 몰라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로 금융에 환한 ‘불’을 켜드립니다.


[송승섭의 금융라이트]이재명이 공약한 ‘편면적 구속력’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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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대선이 다가오면서 각 후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공약을 내놓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후보들의 공약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겠죠. 금융권도 마찬가지인데요.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약이 있습니다. 바로 ‘편면적 구속력’입니다. 이름도 어렵고 ‘나랑 아무런 상관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편면적 구속력은 개별 금융소비자에게도 굉장히 중요하고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편면(片面)이란 말은 한 쪽에게 일방적으로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규칙이나 규정을 모두에게 적용하지 않고, 일부에게만 적용한다는 겁니다. 규칙이 동등하지 않으니까 당연히 유리한 사람과 불리한 사람이 생겨납니다.


편면적 구속력도 마찬가지입니다. 편면적 구속력은 금융사와 금융소비자 간 다툼이 발생했을 때 금융소비자에게 유리한 권리를 주는 제도입니다. 금융당국이 ‘조정안’을 내고 금융소비자가 동의하면, 금융사가 무조건 조정안을 따르도록 하는 게 편면적 구속력이죠. 현재는 금융소비자와 금융사 모두가 수락해야만 재판상 ‘화해’가 가능합니다.

왜 이런 제도가 논의되기 시작했을까요? 각종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져야 하는 금융사들이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결정을 미뤘기 때문입니다. 개인투자자에게 수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빠른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금융소비자의 구제가 늦어진다는 지적이 많았죠. 그래서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도 재임 시절 “분쟁조정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편면적 구속력) 마련에 적극 노력하라”고 지시한 바 있었고요.


멈춰있었던 편면적 구속력에 대한 논쟁은 최근 다시 불붙기 시작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금융 1호 공약으로 편면적 구속력 제도를 발표했기 때문이죠. 이재명 후보는 “소액(2000만원 이하) 보험금 분쟁에 구속력을 인정해야 한다”며 “분조위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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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은 편면적 구속력에 부작용이 커 우려스럽다고 말합니다. 소비자 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제도를 악용하는 블랙컨슈머가 많아질 수 있다는 거죠. 또 ‘재판받을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지만, 편면적 구속력이 도입되면 기업의 권리가 지나치게 침해받는다는 입장입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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