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즉위 70주년 맞아 조촐한 기념행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즉위 70주년을 맞아 기념 케이크를 자르는 등 조촐한 기념행사를 했다.
여왕은 즉위 70주년 하루 전인 5일(현지시간) 샌드링엄 별장에서 지역 봉사단체 대표들, 연금 생활자. 여성단체 회원 등을 만났다고 BBC와 스카이뉴스 등이 보도했다.
이날 여왕은 지난해 10월19일 윈저성에서 주최한 글로벌 투자 정상회의 이후 석 달 여 만에 처음으로 비교적 큰 규모의 외부 대면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해 10월 투자 정상회의 리셉션에서 여왕은 1시간 가량 지팡이도 없이 서서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 빌 게이츠 등을 만났고 다음 날 런던 시내 한 병원에 하루 입원했다. 의료진이 휴식을 권고했고 이후 여왕은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리셉션 등 대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참전용사 추모행사도 허리를 삐끗해서 얼굴을 비추지 못했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성탄절 전 가족 오찬도 취소했다.
AP통신은 3개월 만에 대면 행사에 참석한 여왕이 최근 건강 우려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이 자유로웠고 지팡이는 걸을 때보다는 서 있을 때 몸을 지탱하는 용도로 쓰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여왕의 70주년(플래티넘 주빌리) 공식 기념행사는 6월 2∼5일 연휴에 대대적으로 개최된다. 거리 파티, 군 퍼레이드, 팝 콘서트 등 다양한 축하 행사가 예정돼있다. 오는 7일에는 런던 곳곳에서 축포가 쏘아 올려지며 올해 축하 행사 시작을 알린다.
영국 왕실은 즉위 70주년을 기념해 여왕이 20년 전 아이들의 그림이나 빅토리아 여왕이 1887년 받은 부채 등 예전 기념식 선물 등을 둘러보는 영상을 공개했다.
여왕은 1952년 2월6일 세상을 뜬 조지 6세를 이어 예상보다 일찍 영국 왕에 즉위했다. 어린아이 둘을 둔 25세 젊고 아름다운 여왕의 등장을 영국인들은 크게 반겼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태어났을 때는 왕위에 오를 가능성이 미미했지만 큰아버지인 에드워드 8세가 왕위를 버리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재위 70년을 넘긴 왕은 영국에선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도 루이 14세 프랑스,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 요한 2세 리히텐슈타인 대공 등 뿐이다. 현재 재위 군주 중엔 최장수다.
여왕은 오랜 기간 왕위를 지키면서 대영제국의 끝을 포함해서 굵직한 사회, 경제, 정치적 변화를 지켜봤다. 윈스턴 처칠부터 14명의 영국 총리를 겪었고 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마오쩌둥 등 역사 주요 인물들을 만났다. 미국의 대통령은 해리 트루먼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14명 중 린든 존슨 대통령만 제외하곤 모두 면담했다.
남편 필립공과도 큰 잡음 없이 70년 넘게 해로했으며 필립공은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났다. 여왕은 1월 말부터 남편 필립공이 즐겨 머물던 샌드링엄에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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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영왕은 자식들 문제로는 골치를 앓았다. 최근엔 손자 해리 왕자가 왕실을 떠난 뒤 부인 메건 마클이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아들 앤드루 왕자가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으로 고소를 당했다. 여왕은 아끼던 아들인 앤드루 왕자의 군 직함을 박탈하고 전하 호칭도 떼는 가슴 아픈 결정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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