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판도라의 상자 여는 행위…Fed 독립성 훼손"
민주 "은행 감독 부의장으로 가장 자격 갖춘 인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3일(현지시간) 사라 블룸 래스킨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은행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충돌했다. 공화당은 래스킨의 부의장 지명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행위라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고 민주당은 은행 감독을 책임질 Fed 부의장으로서 역대 가장 자격이 있는 인물이라며 래스킨을 추켜세웠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래스킨 Fed 부의장 지명자는 기존보다 한층 유화적인 자세를 취하며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되레 래스킨의 태도 변화를 꼬집으며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래스킨은 그동안 강력한 은행 규제를 강조하고 은행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Fed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와 관련 래스킨이 취임할 경우 석유ㆍ가스 기업들이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미 상공회의소는 지난달 27일 이례적으로 의회에 서한을 보내 인사청문회에서 래스킨 지명자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입장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래스킨 지명자는 엄격한 은행 감독이 필요하다면서도 은행에 어떤 곳에 얼마나 대출해주라고 지시하는 것은 Fed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래스킨 지명자는 "특정 분야에만 은행들이 대출을 하도록 지시하는 것은 Fed의 역할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대출 대상을 선택하는 주체는 Fed가 아니라 은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Fed가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것은 부적절하며 이것이 Fed의 은행 감독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 "Fed는 특정 산업 분야를 선호해서 안 된다"며 "Fed의 독립성은 신성불가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 감독은 은행의 안전과 금융 체계의 위기대응력을 확실히 하기 위한 목적"이며 "단기적인 정치적 목표나 특정 집단의 이해를 위해 타협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래스킨은 좀더 포용적이고 세심한 은행 감독을 강조하며 Fed는 은행이 모든 위험에 적절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라 블룸 래스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지명자가 3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사라 블룸 래스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지명자가 3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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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상원 은행위원회 간사인 팻 투미 의원은 래스킨 지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래스킨의 태도 변화를 꼬집었다.


투미 의원은 "내가 본 인사청문회 중 가장 태도가 인상적으로 바뀌었다"며 "래스킨이 인준되면 Fed는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에 자본을 할당하지 않는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래스킨과 같은 비선출직 인사가 은행 규제를 이용해 의회가 반대하는 환경 정책을 도입하려 한다"며 "Fed가 기후변화 정책을 주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존 케네디 의원은 래스킨 지명자가 2020년에 쓴 뉴욕타임스 칼럼을 언급하며 화석연료 기업들이 코로나19 긴급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Fed가 왜 죽어가는 산업을 도왔느냐고 이유를 따져 물었다. 팀 스캇 공화당 의원도 Fed가 특정 분야를 옹호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청문회 뒤 성명에서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행위"라며 "Fed가 정치와 무관한 중앙은행에서 매우 정치적인 초헌법적 기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래스킨이 취임하면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고, 미국의 일자리가 줄고, 미국의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지고, Fed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소속 셔로드 브라운 은행위원장은 래스킨 지명자가 역대 Fed 은행 감독 부의장 직에 가장 자격이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운 위원장은 래스킨이 앞서 Fed 이사와 재무부 차관 인사청문회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래스킨 Fed 부의장 지명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 때 Fed 이사를, 오바마 행정부 2기 때 재무부 차관을 역임했다.


이날 은행위는 래스킨 지명자와 함께 리사 쿡, 필립 제퍼슨 Fed 이사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함께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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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위원장은 제롬 파월 Fed 의장 연임안,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부의장 지명안과 이날 은행위 인사청문회를 마친 세 명의 Fed 인사까지 모두 다섯 명의 인준안을 오는 15일 처리할 계획이라고 앞서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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