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쿠바·베네수엘라 무기배치 고려" 압박...美 "엄포에 단호히 대응"(종합)
OSCE 회담도 결렬...쿠바 미사일 위기 재현 우려
美 "침략이나 위협으로 보상받을 것 없어" 강경대응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분쟁 해소를 위한 세 번째 연쇄회담으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담도 끝내 결렬되면서 서방과 러시아간 군사적 긴장감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가 서방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쿠바와 베네수엘라에 무기배치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냉전 시기인 1962년 벌어졌던 ‘쿠바 미사일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국과 러시아 등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57개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분쟁 해소를 위한 회의를 개최했지만, 또 다시 서방과 러시아간 입장차만 재확인한 채 빈손으로 끝났다. 양자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오히려 군사적 긴장감이 더욱 심화됐다는 평가다.
특히 러시아는 서방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중남미 국가들에 무기 배치도 고려할 수 있다며 강하게 압박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회담 후 러시아 RTVi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서방과의 회담이 최종 결렬되고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 경우 우리는 쿠바와 베네수엘라에 군사 인프라 파견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분위기라면 앞으로 며칠 안에 다시 모여 같은 토론을 시작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랴브코프 차관의 발언은 쿠바 미사일 위기를 연상시키는 협박이란 평가도 나온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1962년 10월, 옛 소련이 쿠바에 탄도미사일 기지 건설을 추진한 것에 미국이 반발해 양측이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치달았다가 극적으로 타협했던 사건을 의미한다.
해당 발언에 미국 측도 강하게 반발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담 결과 발표 후 가진 별도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 외무차관이 중남미에 군사 인프라 배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엄포’로 규정된다"며 "만약 러시아가 그러한 방향으로 간다면, 우리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카펜터 OSCE 주재 미 대사도 "러시아의 협박을 단호히 거부해야 하며 침략이나 위협으로 보상받을 일은 결코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감이 오히려 고조되면서 유럽국가들은 안보 불안감을 호소했다. 헬가 슈미트 OSCE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정세가 매우 위험해졌다"며 "외교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와 투명성, 협력을 재건할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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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CE 의장국인 폴란드의 즈비그뉴 라우 외무장관도 "이번 회의에서도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았다"며 "현재 OSCE 지역의 전쟁 위험이 지난 30년 중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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