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혼란에 美기업들 앞다퉈 '脫중국'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 의류회사 아메리카 니트는 중국 내 생산 공장의 국내 이전을 고민 중이다. 조지아주 스웨인스버로에 본사를 둔 이 회사가 전성기 때 중국 등으로 이전했던 수십개의 생산 기지를 본국으로 다시 옮겨 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내 생산 공장은 현지에서 재배된 면을 저렴하고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극심해진 물류난과 비용상승이 본국 회귀를 고려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5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발(發) 공급망 혼란 속 미국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본국으로 앞다퉈 떠나는 회귀(리쇼어링)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툭하면 터지는 공장 가동 중단과 컨테이너 대란 등 물류 리스크로 중국에서 정상적인 생산 활동이 어려워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인 EY-파티넌은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 방위산업과 항공, 제약 등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미국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이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미시간에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 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40억달러(약 4조8000억원)를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지난달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향후 10년 간 반도체 칩 제조 및 연구시설에 1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그 중 일부를 미국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NYT는 미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자국 제조업체의 유턴을 유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자국 반도체 제조업체에 52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해 생산 거점을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리쇼어링 지원책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시작하고, 미국의 제조업을 되살리겠다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었지만, 실제 미국 회귀 움직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속화됐다.
EY-파티넌의 첨단 제조 및 이동성 부문 책임자인 클라우디오 니젝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티핑포인트에 도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품 생산과 원자재 공급처로서 중국에 대한 지난 수십년의 의존은 코로나19발 물류난과 운임 급등으로 막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공급망 혼란으로 상품을 적시에 확보하는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은 생산 기지를 시장에 더 가까이 가져오는 것이 중요해졌다. 도요타의 북미 법인 기업전략 부문 부사장인 팀 잉글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생산 공장을 고객과 가까이 두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지속가능성'이 글로벌 기업들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운송 과정에서 탄소 배출과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도 이 같은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일부 제조업체들은 멕시코 등 미국과 거리가 가까운 중남미 국가에 눈을 돌리고 있다. EY-파티넌은 멕시코의 경우 최근 항구 하역과정에 인력난과 장비부족으로 문제가 된 컨테이너에 의존할 필요 없이 트럭으로 상품을 운송할 수 있기 때문에 물류 면에서 미국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대안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공급망 재편 흐름은 미국 만이 아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임금이 저렴하고 물류면서도 이점이 있는 가까운 동유럽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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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신발, 가구, 조명 등 생산 과정에서 여전히 노동력이 절대적인 산업의 경우 탈(脫)중국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윌리 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여전히 노동력과 원자재 공급 면에서 미국보다 우위에 있다면서 "시간당 2.5달러의 임금을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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