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라도 닦을까" 처분 33년 걸린다는 '아베노마스크' 씁쓸한 최후
전체 조달 수량의 약 3분의 1 재고 남아
성능·품질 등 조달 초기부터 논란 불거져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일명 '아베노마스크'가 폐기 처분이라는 굴욕적인 최후를 맞이하게 됐다. 현장에서 이 마스크를 쓰겠다는 수요가 현저히 떨어지면서 수천만장의 재고만 남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이 마스크는 일본 현지에서 사이즈가 너무 작아 바이러스 차단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불량품이 속출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구두 닦는 용도로 써야겠다"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일 매체 '산케이신문'은 이날 기준 아베노마스크를 배포받고 싶다고 신청한 사람은 약 1만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마스크를 배포 받으려는 이들 중 상당수는 마스크 용도가 아닌 구두닦이·거즈 등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岸田 文雄) 일본 총리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아베노마스크를 희망하는 개인 및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하고, 남은 것은 폐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포 신청은 오는 2022년 1월14일까지 받는다. 배포는 100매 단위로, 배송료는 일본 정부가 전액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아베노마스크는 일본 시민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사진은 아베 전 총리의 얼굴에 아베노마스크를 합성한 한 풍자 이미지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아베노마스크는 아베 전 총리 정부 시절 일본 정부가 추진한 코로나19 방역용 마스크다. 당초 아베노마스크는 약 2억6000만장 생산돼 일반 가정 및 요양시설, 어린이집 등에 배분될 계획이었으나, 현장에서 이를 사용하겠다는 수요가 거의 없어 상당량이 재고로 전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전체 조달 수량의 약 3분의 1 수준인 8130만장이 재고로 남아있으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115억엔(약 11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고 관리 및 처리에 드는 비용도 논란이 됐다. 현재의 마스크 재고 소진 속도로는 8130만장을 전부 처리하는데 무려 33년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 재고 마스크 보관비로만 6억엔(약 62억원)이 투입됐다는 것이다.
아베노마스크는 조달 초기부터 품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마스크는 세로 9.5㎝, 가로 13.5㎝로 거즈제이며 입체형 마스크인데, 귀걸이 끈에 신축성이 없어 입이나 코 전체를 마스크로 가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마스크 안에서 곰팡이나 벌레가 발견되는 등 불량품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며, 주문 제작 비용인 497억엔(약 5120억원)도 문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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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민들에게 외면 받은 아베노마스크는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아베노마스크에 대해 "구두 닦는 헝겊 대용으로는 쓸 수 있다"라며 일본 누리꾼들의 '웃픈' 조롱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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